금융당국, 1조원 장기 연체채권 새도약기금으로 매입...채무자 숨통 트이나

| 토큰포스트

금융당국이 유동화회사들이 쥐고 있던 장기 개인연체채권 가운데 약 1조원어치를 정부 채권정리 프로그램인 새도약기금으로 넘기기로 하면서, 오랜 기간 빚 독촉에 시달리던 채무자들의 부담이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6월 26일 금융감독원, 한국자산관리공사, 9개 주요 유동화회사 출자자와 함께 유동화회사 새도약기금 대상채권 매입협의 결과 점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이번 조치는 민간 배드뱅크로 불린 상록수 사태를 계기로 장기연체채권 시장의 사각지대를 다시 들여다본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이 문제를 두고 약탈적 금융이라고 지적한 뒤, 정부가 과도한 추심 구조를 손보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금융권이 보유·투자·관리 중인 유동화전문회사 가운데 개인 무담보연체채권을 기초자산으로 가진 곳은 모두 167개사였고, 이들이 들고 있는 연체채권 규모는 5조9천804억원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에 해당하는 채권은 46개사가 보유한 1조572억원 규모였다. 새도약기금 대상채권은 5천만원 이하이면서 7년 이상 연체된 개인 채권을 뜻한다. 사실상 장기간 회수가 어려운 채권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채권이 여러 차례 거래되며 추심만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대상 채권은 소수 회사에 집중돼 있었다. 상위 3개사인 상록수가 7천235억원, 케이비스타가 2천817억원, 제네시스가 258억원을 보유해 모두 1조310억원, 약 11만명분 채권을 갖고 있었다. 현재 제네시스를 제외한 45개사와 1조314억원 규모 채권에 대한 매입 협의는 마무리됐다. 금융당국은 상록수와 케이비스타를 포함한 4개사의 대상채권 1조56억원은 6월 말, 나머지 41개사의 258억원은 7월 말에 매입할 예정이다. 아직 협의가 끝나지 않은 제네시스와도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새도약기금이 채권을 사들이면 즉시 추심은 중단된다. 이후 기초생활수급자 같은 사회 취약계층 채무는 별도의 상환능력 심사 없이 소각된다. 그 밖의 채권은 상환능력을 따져 사실상 개인파산에 준할 정도로 갚을 능력을 잃은 경우 1년 안에 소각하고, 상환 여력이 매우 부족한 경우에는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치로 약 10만8천명이 추심과 연체이자 부담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설립돼 23년간 추심·회수활동을 해온 상록수는 새도약기금에 넘기지 못한 잔여채권 약 1천300억원도 이른 시일 안에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한 뒤 청산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채권 매입에 그치지 않고 부실채권 유동화시장 전반에 대한 감시와 감독도 강화할 계획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월 이후 생긴 연체채권은 원칙적으로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외에는 매각과 유동화가 금지됐지만, 2023년 5월 저축은행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일정 조건 아래 제한적으로 유동화 방식의 채권 정리가 허용됐다. 다만 부실채권이 시장에서 상품처럼 거래되면 가격이 오르고, 그만큼 회수 압박도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장기연체채권 처리 방식을 공공관리 중심으로 다시 조정하고, 과잉추심을 막기 위한 제도 손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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