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97만6천개로 집계됐고, 특히 음식업·소매업·서비스업 등 소상공인 밀집 업종에서 폐업이 두드러지면서 자영업 경영난이 구조적인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30일 발표한 ‘폐업자 통계분석 및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전체 폐업률은 8.64%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낮아졌지만, 폐업 규모 자체는 여전히 매우 큰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제조업, 도매업, 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서비스업 등 소상공인 주요 6대 업종의 폐업은 75만1천개였고,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폐업 사업자의 77%가 소상공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경기 둔화의 충격이 영세 사업자에게 더 집중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기업 형태별로도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9.06%로 법인 5.79%보다 높았고, 개인사업자 안에서도 간이사업자 12.15%, 일반사업자 8.34%, 면세사업자 6.46% 순으로 규모가 작을수록 버티기 어려운 모습이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폐업률이 15.40%로 가장 높았고, 음식업 15.14%, 서비스업 9.15%, 숙박업 8.18%, 도매업 7.25%가 뒤를 이었다. 폐업 사유를 보면 단순한 업종 재편보다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 더 뚜렷하다. 사업 부진 때문에 폐업했다고 답한 비율은 2023년 48.9%, 2024년 50.2%, 2025년 50.4%로 높아졌고, 소상공인 6대 업종에서는 55.7%까지 올라갔다. 3년 미만의 단기 폐업 비중은 줄었지만 3년 이상 10년 미만, 10년 이상의 중장기 운영 사업체 폐업 비중이 함께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어느 정도 영업 기반을 갖춘 점포들까지 내수 부진과 비용 상승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폐업률이 8.87%로 비수도권 8.35%보다 높았고,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인천은 9.73%로 가장 높았으며 전남은 7.31%로 가장 낮았다.
폐업의 직접적인 계기로는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이 70.9%로 압도적이었다. 그 배경으로는 내수 부진에 따른 고객 감소가 62.5%로 가장 많이 지목됐고, 원재료비 29.4%, 인건비 28.8%, 고정비 24.9% 상승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64.4%는 평소 정상 매출보다 40% 이상 줄어들 때 폐업을 결심했다고 답했다. 최근 몇 년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이른바 ‘3고’ 환경이 이어지면서 손님은 줄고 비용은 오르는 이중 압박이 누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연령별 폐업 비중은 40~60세가 47.2%로 가장 컸고, 40세 미만 28.7%, 60세 이상 24.4% 순이었다. 다만 60세 이상 소상공인 폐업 비율은 증가 추세를 보였고, 주요 업종에서는 청년 소상공인 폐업 비중도 높아져 세대 전반의 취약성이 확인됐다.
부채 문제는 폐업 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나타났다. 폐업을 결심한 시점에 부채가 있었다는 응답은 68.5%였고, 평균 부채는 8천531만원이었다. 자금 조달처는 제1금융권 3천483만원,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부 대출 2천585만원, 제2금융권 1천293만원 순이었다. 연령이 높을수록 빚 부담도 커져 20대 이하는 평균 3천567만원이었지만 60대 이상은 9천897만원에 달했다. 폐업을 마음먹은 뒤 실제 사업자등록 말소까지는 평균 7.7개월이 걸렸고,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대출금 상환 45.5%가 꼽혔다. 이어 폐업 시점 결정 37.3%, 보증금·권리금 회수 30.7% 순이었다. 평균 폐업 비용도 1천286만원에 달해 점포 정리 559만원, 원재료 처리 221만원, 종업원 퇴직금 205만원 등 적지 않은 현금이 추가로 필요했다. 폐업 후에는 가계 생계비 부족 40.5%, 채무로 인한 경제활동 곤란 22.1%, 향후 일거리 부족 19.4% 같은 후유증도 이어졌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폐업 전 위기 진단부터 폐업 이후 재기 지원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폐업 과정에서 이용한 제도로는 희망리턴패키지가 75.5%로 가장 많았고, 노란우산공제 18.2%,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 11.0%가 뒤를 이었다. 반면 현장에서는 폐업 비용 지원 47.3%, 재창업·취업 지원 38.8%, 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 32.1% 확대 요구가 컸다. 중기부는 국가데이터처와 함께 폐업 후 재기 경로 통계를 연구해 9월 발표하고, 내년부터는 폐업 현황·실태 통계를 매년 7월 정례 발표할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단순한 창업·폐업 반복을 넘어 자영업 기반 자체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금융 부담 완화와 재기 지원을 함께 묶는 정책 대응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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