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에 국고채 금리 일제 하락, 장기물 강세

| 토큰포스트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규모 순매수와 장기물 입찰 호조가 맞물리면서 6월 30일 국내 국고채 금리는 전 만기 구간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3.703%에 거래를 마쳤고, 10년물은 5.3bp 하락한 연 4.091%를 기록했다. 2년물과 5년물도 각각 2.7bp, 4.0bp 내려 연 3.651%, 연 3.925%에 마감했다. 초장기물도 강세였다. 20년물은 6.3bp 하락한 연 4.270%, 30년물은 2.4bp 내린 연 4.351%, 50년물은 2.0bp 하락한 연 4.213%로 장을 끝냈다. 채권 금리가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가격은 올랐다는 뜻이다.

시장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움직인 것은 수급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3년 국채선물을 4천83계약, 10년 국채선물을 4천229계약 각각 순매수했다. 국채선물은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이 빠르게 반영되는 시장인데,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키우면 현물 채권시장에도 금리 하락 압력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날 국고채 시장은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오름세라는 부담 요인이 있었는데도 오전부터 대체로 강세를 이어갔다.

대외 여건만 놓고 보면 채권시장에는 오히려 불리한 재료가 적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29일 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3.15달러로 전장보다 1.6% 올랐고, 뉴욕상업거래소의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2% 상승한 배럴당 70.75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 통상 채권시장에는 부담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엔화 약세 영향으로 장중 1,550원을 넘겼고,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4.2원 오른 1,549.4원이었다. 환율 상승 역시 수입물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는 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시장은 국내 수급과 경기 신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전에 실시된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예상보다 강하게 마무리되면서 오후 들어 금리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30년물 입찰에서는 금리 4.370%에 3조1천억원이 낙찰됐다. 여기에 월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관련 자금 유입도 뒷받침된 것으로 파악됐다. 재정경제부는 WGBI 편입 이후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가 결제 기준 30조7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글로벌 지수 편입은 해외 자금이 한국 국채를 구조적으로 더 담아야 하는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서, 최근 채권시장 강세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경기 지표와 해외 통화정책 환경도 금리 하락 쪽에 힘을 보탰다. 5월 산업생산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며 두 달 연속 부진했고, 호주중앙은행(RBA) 의사록도 시장 예상만큼 매파적이지 않았으며, 장중 미국 국채 금리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NH투자증권의 강승원 연구원은 국고채의 가격 매력이 있는 상황에서 30년물 입찰이 잘 이뤄지며 저가 매수세가 살아났고, 미국 국채 금리 반락까지 더해져 장기물 중심의 강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외국인 수급과 글로벌 금리 방향, 국내 경기 둔화 신호가 함께 이어질 경우 장기물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금리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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