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600원에서 1만860원 사이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간 격차를 좁히기 위한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면서, 내년 임금 수준 논의가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에 제시된 범위는 올해 최저임금인 1만320원보다 2.7%에서 5.25% 올리는 수준이다. 하한선인 1만600원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2.7%를 반영한 수치다. 물가가 오른 만큼은 임금에도 반영해야 실제 구매력이 유지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상한선인 1만860원은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6%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5%를 평균한 2.55%에, 양 기관이 공통으로 제시한 소비자물가상승률 2.7%를 더해 산출됐다. 경제가 성장한 몫과 물가 상승분을 함께 고려한 셈이다.
노사 양측이 앞서 제시한 수정안과 비교하면 공익위원안의 성격이 더 분명해진다. 사용자 측은 시간당 1만550원을, 근로자 측은 1만1천150원을 각각 10차 수정안으로 냈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구간은 사용자안보다 하단이 50원 높고, 근로자안보다는 상단이 290원 낮다. 이는 사용자 측에는 일정 수준의 추가 인상을, 근로자 측에는 요구 폭의 조정을 각각 요구하는 절충 신호로 읽힌다. 최저임금 심의에서 공익위원안은 노사가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할 때 논의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최저임금 결정은 단순히 시급 숫자 하나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노동계는 생계비 부담과 실질임금 방어를 강조하고, 경영계는 인건비 상승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맞선다. 특히 최근처럼 물가 부담은 여전한데 경기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은 국면에서는, 최저임금이 가계의 소비 여력과 영세 사업장의 비용 부담 사이에서 민감한 정책 변수로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공익위원들은 물가와 성장률이라는 비교적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해 조정 가능한 범위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노사는 이 촉진 구간 안에서 다시 수정안을 내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표결을 통해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최종 결정된다. 최저임금 수준은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과 자영업자 비용 구조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최종 수치가 어느 쪽에 가까워지느냐에 따라 현장의 체감도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정부의 물가 대응 기조와 경기 판단, 그리고 노동시장 안정을 둘러싼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