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트럼프, 이란 시설 파괴 경고...브렌트유 94달러·S&P500 약세

| 김민준 기자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운송 불안으로 번지며 국제유가와 금리에 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추가 관세 움직임과 빅테크 AI 투자 부담도 시장 경계감을 키웠다.

23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공격할 경우 테헤란 내부나 인근 시설을 포함해 교량 또는 발전소 1곳을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측도 호르무즈 안전은 미군이 없을 때 확보될 수 있다고 맞섰고, 시장에서는 양국의 협상 복귀 기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무역대표부는 추가 관세와 무역협상을 통해 제조업 부활과 무역적자 축소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알파벳은 2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했지만 AI 투자 영향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동 긴장과 국제금융시장 반응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최근 미군 사망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공격 등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란의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이란이 원유를 수출할 수 없는 지역에서는 다른 누구도 원유를 수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의 대립 격화로 협상 복귀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등 주요 언론은 22일 유조선 4척이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홍해에서 항로를 변경해 수에즈 운하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유가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고, 90~100달러 부근에서 지지선이 형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티디증권은 이 같은 유가 전망을 제시했으며, 이날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3.36% 오른 94.07달러에 마감했다. 금 가격도 1.31% 상승한 4130.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정세 우려와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불안을 자극하며 금리 상승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S&P500지수는 중동 정세 우려와 빅테크 AI 투자 경계감 속에 7499.0으로 0.14% 하락했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유가 상승 수혜주 강세 등에 힘입어 646.93으로 0.58%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6만6116으로 0.18% 내렸고, 한국 KOSPI는 6797.7로 0.74% 올랐다. 위험지표인 VIX는 16.64로 2.40% 하락했으며, 한국 CDS는 23bp로 보합권을 나타냈다.

달러화지수는 최근 연속 상승을 반영한 차익매물 출회 등으로 101.14를 기록하며 0.04% 약보합을 보였다. 유로화는 1.1412달러로 0.12% 상승했고, 엔화 가치는 163.15엔 수준에서 0.01% 강보합을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불안 등으로 4.65%까지 3bp 올랐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ECB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3.17%까지 1bp 상승했고, 일본 10년물 금리는 2.76%로 3bp 올랐다.

미국 관세 정책과 기업·채권시장 변수

미국무역대표부의 그리어 대표는 국가비상사태가 여전히 유효하다며 추가 관세 부과와 무역협상을 통한 제조업 부활, 무역적자 축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강제노동 관련 관세가 조만간 부과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잉생산과 관련된 관세는 시행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USMCA, 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개정을 위한 협의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멕시코와 USMCA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며, 공식 협상을 시작하지 않은 캐나다에 대해서는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해 압박을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복제약에 대해서는 향후 2년 동안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2028년에는 100% 관세를 부과하고, 이후에는 20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관세 정책이 미국 무역정책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알파벳의 2분기 매출은 1198억달러, 주당순이익은 2.85달러로 집계돼 예상치인 매출 1169억3000만달러와 주당순이익 2.89달러에 대체로 부합했다. AI 수요 등에 힘입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호조를 보였다. 시장 관심이 집중된 자본지출은 449억달러로 예상치 448억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자본지출 여파로 FCF는 마이너스 5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장 마감 후 주가는 3.1% 하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30년 HBM 시장이 2460억달러로 커져 현재 대비 7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뱅가드는 연기금과 보험사가 전통적으로 30년 만기 미국 국채를 대규모 매입해왔지만, 현재는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장기채 수익률이 이미 정점을 지났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 30년물 국채금리 상승이 향후 재정건전성 등에 대한 시장 불안을 반영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도 함께 전했다.

세계 성장 우려와 일본 환율·정책 일정

세계은행의 인더미트 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이란의 대립 심화가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세계 성장률이 현재 예상치 2.9%에서 1.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충돌이 원유 가격과 금융여건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성장 우려가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로 부각됐다고 전했다.

일본은행의 익명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여전하다며 금리인상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수의 위원들이 금리 결정에 경제 지표와 물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타야마 일본 재무상은 엔화 환율과 관련해 필요 시 적절하면서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상황에 따라 시장 개입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장중 163엔대를 웃돌았고, 엔화 가치는 약 40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화 약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정부의 대규모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 의지 등을 고려하면 당국이 상당 기간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용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일본 당국의 엔화 환율 안정 노력이 미일 금리 차 등으로 실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도 제시했다.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7월 23일 현지시간 기준 ECB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됐다. 미국에서는 7월 3주차 신규실업급여 청구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호주에서는 6월 실업률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금융시장 주요 지표 도표는 S&P500과 KOSPI, 미국과 한국 10년물 국채금리,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브렌트유와 유럽 천연가스, VIX와 EMBI+, 달러·원 스왑베이시스와 한국 CDS를 제시했다.

해외시각과 외신 평가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자본유입 구조 변화가 달러화 위험도 증가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화는 다수의 약세 전망 속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미국 국채 선호 약화와 주식자금 유입 증가라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요인과 재정 악화가 국채 선호를 낮춘 반면, AI 산업 성장과 기업 수익 증가 기대는 증시로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전자산인 국채 대신 증시 유입이 커지는 구조는 주가 하락기 달러화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의 국내투자 확대를 위한 해외자금 회수, 아시아 통화 저평가에 대한 정책당국 인내의 한계,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추진도 글로벌 자본을 둘러싼 통화 간 경쟁 본격화를 시사한다고 봤다. 또 다른 평가에서는 연준 워시 의장이 연준 개혁을 위해 5개 분야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고, 대차대조표 부문은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포함한 3명의 주요 인사가 주도한다고 전했다. 워시 의장은 6조7000억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가 비대하며 은행의 유동성 관리능력 저하와 그릇된 정책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양적완화의 잔재와 은행권 의존도 때문에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와 속도에는 한계가 있으며, 단기금리가 높은 현재 여건에서 공격적 양적긴축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트럼프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새로운 형태의 관세 부과 등 우회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관세 부과 사유가 불충분해도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감안하면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시도에도 제조업 부흥 목표 달성은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제조업 르네상스에 대한 실제 증거가 부족하고, 투자와 고용 감소, 관세에 따른 기업 투자 위축, 가격 전가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유가 상승 속에서도 미국 주가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인 것은 미국과 이란 갈등이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통과 선박이 다시 급감하고 단기간 내 상황 개선 기대가 낮아졌지만, 투자자들은 미국의 지상군 투입 등 전면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가 연준 워시 의장에게 당분간 정책적 여유를 제공한다고도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예측시장의 적용 분야가 확산되는 가운데 내부자 거래와 조작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중동전쟁 우려 속 금 가격 하락이 위험 헤지 관점에서 저가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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