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가 정부의 영남권 첨단산업 육성 구상과 보조를 맞춰 대기업 중심의 대규모 투자 유치 실행 전략을 본격화했다. 조선·방산·원전·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같은 미래 산업을 묶어 지역 성장축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경남도는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제9회 경남도 투자유치자문위원회를 열고 민선 9기 투자유치 방향과 핵심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박완수 지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이번 회의에는 황각규 투자유치자문위원장 등 자문위원 11명과 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물류, 우주항공, 방위산업, 해외·국내복귀기업 등 4대 중점 분야와 남해안 관광개발 전략이 함께 다뤄졌는데, 이는 제조업 기반이 강한 경남이 첨단산업과 관광을 함께 키워 산업 구조를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번 논의의 중심에는 구체적인 대형 프로젝트가 놓였다. 경남도가 제시한 주요 사업은 삼성중공업의 거제 해양 인프라·스마트야드 10조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창원 국방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10조원 이상, 두산에너빌리티의 소형모듈원전과 대형원전, 현대위아의 열관리 시스템, 엘지전자의 냉난방공조와 피지컬 인공지능, 에스케이텔레콤의 5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등이다. 조선과 기계, 방산처럼 기존에 강점을 가진 산업 위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차세대 에너지 설비를 얹는 방식이어서, 지역 경제가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융합산업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경남도는 이런 투자가 실제 착공과 운영까지 이어지도록 행정 지원 체계도 손질하고 있다. 지난 20일 출범한 ‘경남 대도약 첨단산업 추진단’을 중심으로 공직자와 유관기관, 기업, 대학·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업 구조를 만들고, 투자협약 체결부터 기반시설 지원까지 전 과정을 챙길 계획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지, 전력, 교통, 인허가 같은 조건이 맞아야 투자가 현실화되는데, 경남도는 이른바 원스톱 지원체계로 이런 행정 부담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투자유치자문위원회도 미래성장산업, 주력산업, 관광·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 등 3개 분과를 중심으로 투자 정보 공유와 정책 제안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이미 투자유치 실적에서도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민선 8기 동안 유치한 투자 규모는 총 37조3천269억원으로, 민선 7기의 18조7천616억원보다 약 99퍼센트 늘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도는 민선 9기에는 단순한 유치 건수 확대를 넘어 실제 이행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황각규 위원장은 대기업 투자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위원회가 정보 공유와 정책 제안의 가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박완수 지사도 투자기업별 전담체계를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방정부의 투자유치 경쟁이 단순한 세제 혜택보다 첨단산업 생태계와 실행 지원 능력을 얼마나 갖추느냐로 옮겨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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