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28일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운 상황에서도 되레 내려 1,460원대 초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6.0원 내린 1,462.5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장 초반 1,465.0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9시 18분께 1,472.1원까지 올랐지만, 오전 11시를 전후해 방향을 바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 이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어 환율이 오르기 쉬운데, 이날은 이런 전형적인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주식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는 10% 넘게 떨어진 6,023.66으로 마감했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조9천66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인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주가 급변 시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다만 외환시장에서는 주식 매도 규모에 비해 실제 달러 환전 물량이 많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곧바로 해외로 빠져나가기보다 일단 대기성 자금 형태로 남아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외국인의 실제 달러 매수가 크지 않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그동안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던 일부 투기적 수요가 약해졌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으로 조달한 약 265억달러를 순차적으로 원화로 바꾸는 과정 역시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업이 대규모 달러 자금을 원화로 환전하면 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난다.
국제 외환시장 흐름도 원화에 일부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1.496으로 0.040 내렸고, 엔/달러 환율은 163.698엔으로 0.045엔 하락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3.38원으로 4.43원 내렸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외국인 주식 매매 동향뿐 아니라 실제 환전 수요가 얼마나 뒤따르는지, 달러 강세가 진정되는지, 대규모 기업 외화자금이 얼마나 시장에 공급되는지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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