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이사회가 JB금융지주와의 합병 타당성 검토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두 금융지주 간 통합 논의는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됐다.
BNK금융지주는 2026년 7월 28일 공시를 통해 JB금융지주와의 합병 가능성을 따져보는 절차에 착수하지 않기로 했고, 이를 논의할 특별위원회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단은 최근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 보낸 합병 타당성 검토 요청 서한을 이사회가 검토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사회는 향후 구체적인 변동 사항이 생기면 관련 법규에 따라 다시 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의결 결과를 보면 이사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완전히 일치한 것은 아니었다. 출석 이사 8명 가운데 5명이 합병 검토에 반대했고, 2명은 찬성했으며 1명은 기권했다. 다만 다수 의견이 반대 쪽으로 정리되면서, 최소한 현 시점에서는 합병 논의를 공식 의제로 키우지 않겠다는 뜻이 분명해졌다. 통상 금융지주 간 합병은 규모의 경제와 비용 절감, 시장 지배력 확대 같은 기대가 따르지만, 동시에 지역 기반 약화와 조직 통합 비용, 이해관계 충돌 같은 부담도 함께 따진다.
이번 사안은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이 지역 금융권에서 어디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도 읽힌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 7월 14일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합병을 공개 제안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편, 인수합병 같은 전략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 금융회사에서는 수익성뿐 아니라 지역성, 공공성, 지역 자금 공급 역할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실제로 합병 제안이 알려진 뒤 노동조합과 시민단체는 곧바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BNK금융지주 노조는 이사회가 JB금융그룹과의 합병 타당성 검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도 부산시의회 기자회견에서 단기 투자수익을 앞세운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은 지역 금융의 존재 이유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역은행은 단순한 민간 금융회사를 넘어 지역 기업과 가계의 자금줄 역할을 맡고 있어, 경영 판단이 지역 경제와 고용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민감도가 높다.
이번 결정으로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합병 가능성은 당분간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행동주의 주주의 요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배구조, 수익성, 주주환원 정책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역 금융지주들이 단기 주주가치와 장기 지역 책임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택할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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