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국고채 금리는 미국 통화정책 회의 이후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을 반영하면서 전 만기 구간에서 일제히 올랐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bp는 0.01%포인트) 상승한 연 3.831%에 거래를 마쳤다. 장기물의 오름폭은 더 컸다. 10년물 금리는 5.4bp 오른 연 4.311%를 기록했고, 5년물은 4.1bp 상승한 연 4.078%, 2년물은 2.3bp 오른 연 3.713%에 마감했다. 초장기물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20년물은 연 4.506%로 2.1bp, 30년물은 연 4.537%로 2.2bp, 50년물은 연 4.433%로 1.9bp 각각 상승했다.
국내 채권시장을 움직인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회의 내용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긴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이 3명 나왔고,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물가 안정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기준금리를 당장 올리지는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을 쉽게 넘기지 않겠다는 신호가 강했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시장금리는 중앙은행의 현재 결정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반영해 먼저 움직이는데, 특히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그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미국 장기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나타냈고, 국내 시장도 이에 연동됐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30일 아시아 시장에서 2.6bp가량 오른 연 4.706% 수준에서 거래됐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도 금리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가가 오르면 향후 물가가 다시 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이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하게 만든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아시아 거래에서 0.6%가량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매파적 신호와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채권 매수 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해석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확인됐다. 3년 만기 국채선물은 7틱 내린 103.02,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46틱 하락한 105.38에 거래를 마쳤다. 일반적으로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선물 가격도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투자자는 3년 국채선물을 9천728계약 순매수했지만, 10년 국채선물은 3천619계약 순매도했다. 단기 구간과 장기 구간을 다르게 본 대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미국 통화정책 기조와 국제유가 흐름을 국내 금리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장기금리는 기준금리 동결 여부보다 앞으로 물가와 통화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의 추가 물가 지표와 에너지 가격 움직임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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