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외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신규 발행과 자산 운용 수익 증가에 힘입어 두 달 연속 늘었다. 대외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외환보유액이 소폭이지만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외화 유동성 여건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7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천279억5천만달러로, 6월 말 4천273억6천만달러보다 5억9천만달러 증가했다. 6월에도 3억7천만달러 늘어난 데 이어 두 달째 증가다. 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외환을 맞교환하는 거래) 등 감소 요인이 있었지만, 외화 외평채 신규 발행과 운용 수익, 기타 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외평채는 정부가 외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외환시장 안정과 외화 유동성 관리에 활용된다.
자산 구성을 보면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231억3천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8억6천만달러 늘었다.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인 에스디알은 157억달러로 6천만달러 증가했고, 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아이엠에프 포지션도 43억2천만달러로 1천만달러 늘었다. 반면 국채나 회사채 같은 유가증권은 3천800억1천만달러로 3억4천만달러 줄었다. 금 보유액은 47억9천만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우리나라는 금을 외환보유액에 매입 당시 가격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국제 금값이 움직여도 평가액이 바로 바뀌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올해 2분기부터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 매입을 시작했고, 국내 업체가 생산한 실물 금도 조만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다. 한국은행의 실물 금 매입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정확한 매입 시기와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는 외환보유 자산을 달러화와 채권 중심에서 더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최근처럼 금값과 주요 통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는 국면에서는 보유 자산의 구성 방식이 외환보유액의 안정성과 평가 방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6월 말 기준 세계 10위였다. 5월 말 13위에서 한 달 만에 세 계단 올랐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제 금값이 급락한 상황에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일부 국가가 금 보유분을 매입가가 아니라 시가로 반영하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이 3조4천163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 1조2천875억달러, 스위스 1조877억달러, 러시아 7천204억달러, 인도 6천686억달러, 대만 5천972억달러, 독일 5천363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4천939억달러, 홍콩 4천459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이탈리아는 4천126억달러로 한 달 새 396억달러 감소해 9위에서 12위로 내려왔고, 싱가포르도 4천262억달러로 39억달러 줄었다. 독일 역시 7위는 유지했지만 총액은 54억달러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국제 금값과 달러 가치, 각국의 외환보유액 평가 방식에 따라 순위 변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