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케일러, AI 투자로 현금흐름 악화에도 성장 기대감 지속

| 토큰포스트

미국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라 현금창출력이 약해지고 차입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도, 시장은 이들 기업의 성장 기대를 앞세워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5일 블룸버그와 연합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시장의 관심은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미국 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자금 사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을 뜻하는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플랫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인공지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서버, 반도체, 전력 설비,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에 막대한 자본지출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투자 속도가 현금 유입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 허틀앤코의 브래드 콩거 최고투자책임자는 2분기 투자 전망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안심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빅테크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이 급격히 나빠졌는데도 시장이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만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필요한 지출을 뺀 뒤 실제로 손에 남는 돈을 말하는데, 이 수치가 줄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기업이 외부 자금에 더 의존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알파벳은 지난달 22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타플랫폼도 지난달 29일 발표한 분기 실적에서 잉여현금흐름이 1년 전 85억5천만달러에서 7억8천만달러로 90% 넘게 감소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주가는 오히려 실적 발표 뒤 더 높은 수준으로 움직였다. 시장이 당장의 현금 악화보다 향후 인공지능 수익화 가능성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자금 조달 구조를 들여다보면 부담은 적지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채권시장에서 지금까지 발행된 인공지능 관련 채권은 5천700억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가 차지했다. 콩거 최고투자책임자는 닛케이 보도를 인용해 미국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장부외 부채가 1조6천500억달러에 달한다고 짚었다. 장부외 부채는 회계 장부에 당장 부채로 잡히지 않지만 앞으로 지급 의무를 질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로이터 통신도 이들 5개 기업이 아직 개시되지 않은 시설·토지 임대계약에 따라 지급해야 할 금액이 1조900억달러이며, 이는 대부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비용이라고 전했다. 이 금액은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된 리스부채 2천850억달러의 거의 4배 수준이다.

그렇다고 시장 전체가 비관론으로 기운 것은 아니다. 웰스파고의 권오성 주식 전략가는 최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 발표가 인공지능 회의론을 상당 부분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이 시작된 뒤 추가 투자자본수익률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최근 10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며, 추가 투자액 대비 25% 수익률은 양호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현재 시장은 단기 현금흐름 악화와 장기 성장 기대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인공지능 투자 성과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느냐, 그리고 금리와 회사채 시장이 대규모 차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받아주느냐에 따라 크게 갈릴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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