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이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상품의 장외거래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는 청산·결제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제한적이던 비상장 자산 거래 환경이 연내 한 단계 정비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7일 이달부터 관련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청산·결제는 거래가 이뤄진 뒤 매매 내용을 최종 확인하고, 매도자가 넘긴 투자 상품과 매수자가 지급한 대금을 정확히 맞교환하는 절차를 말한다. 금융시장에서 거래 체결만큼이나 중요한 단계로, 이 장치가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거래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시스템은 현재 인가 절차를 밟고 있는 비상장주식·조각투자 장외거래소의 영업 일정에 맞춰 연내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비상장주식 장외거래소로는 네이버페이 비상장과 서울거래 비상장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로는 KDX 컨소시엄과 넥스체인지가 인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새 인프라가 도입되면 매수자와 매도자가 서로 다른 증권사 계좌를 써도 거래를 마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규제 샌드박스 체계에서는 같은 증권사에 결제용 연계계좌를 개설한 경우에만 거래가 가능해 이용자 선택권이 좁고 시장 확장에도 제약이 있었다.
예탁결제원은 앞으로 증권사 사이에서 주식과 대금이 오가는 과정을 중간에서 처리하게 된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시장 전체로는 참여 문턱을 낮춰 유동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결제 주기는 거래일 다음 날 마무리되는 T+1 방식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국내 상장주식 시장보다 하루 빠른 구조여서, 투자자는 주식을 판 뒤 확보한 자금을 더 이르게 활용할 수 있다.
거래 대상은 전자증권 형태로 발행된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상품이며, 시스템은 기존 상장주식이나 K-OTC 결제망과 분리된 독립 구조로 마련된다. 예탁결제원은 오는 10~11월 모의시장 테스트를 거쳐 12월까지 구축을 마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제도 정비가 이뤄지면 토큰증권 같은 다른 디지털 자산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확장성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토큰증권의 유통·결제 방식은 정부 정책 방향을 지켜본 뒤 별도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 같은 흐름은 비상장 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을 넓히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거래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관련 투자 시장의 외연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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