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일본 경제의 회복 흐름을 근거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초저금리 체제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일본이 물가와 성장의 균형을 맞추는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댄 카츠 IMF 수석부총재는 2026년 8월 6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이 거의 30년간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 정상화에 착수했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소폭 웃도는 만큼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화정책 정상화는 금리를 비정상적으로 낮게 유지하던 단계에서 점차 일반적인 수준으로 되돌리는 과정을 뜻한다. 일본은 오랜 기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과 저성장에 시달리며 완화적 통화정책에 의존해 왔는데, 최근에는 물가와 경기 여건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츠 수석부총재는 일본은행이 물가 안정이라는 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경제 성장을 해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병행할 것으로 봤다. 이는 금리 인상 속도를 무리하게 끌어올리기보다는, 임금과 소비, 기업 투자 흐름을 함께 살피며 신중하게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또 일본이 매우 중대한 장기 전환을 겪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시작된 구조개혁의 효과가 이제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과 기업지배구조, 투자 환경 개선 같은 변화가 뒤늦게 성장 회복의 바탕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외환시장 상황도 일본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관심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지난주 1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과 함께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공동 개입에 나섰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장에 전달했다. 그는 8월 4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이번 개입이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를 바로잡기 위한 여러 대응책 가운데 일부라고 밝혔다. 다만 엔화는 8월 3일 고점과 비교해 1.3% 약세를 보이며 달러당 158.18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밀어 올려 일본 내 물가 부담을 키울 수 있지만, 수출기업에는 일정 부분 유리하게 작용하는 양면성이 있다.
카츠 수석부총재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 대해서도 비교적 견조한 시각을 내놨다.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같은 기술 발전이 관련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 일본은행이 금리와 환율, 성장의 균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따라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일본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물가가 목표 수준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도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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