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총량 관리 규제가 강화되면서 울산을 비롯한 지방에서도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의 잔금 마련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집단대출 창구가 줄어들고 대출 한도까지 빠듯해지자, 실수요자들은 금리와 조건을 비교하기보다 대출이 가능한 은행부터 선착순으로 찾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부터 2027년 하반기까지 울산에서 입주를 앞둔 분양 아파트는 12개 단지, 6천396가구다. 이 가운데 이달 입주가 시작되는 남구 옥동 A아파트 320가구 입주 예정자들은 당장 잔금대출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기조에 맞춰 시중은행들이 집단대출, 특히 잔금대출 취급을 크게 줄이거나 한도를 축소하면서 입주 시점에 필요한 자금이 제때 마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현장에서는 대출 창구가 열려도 안정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A아파트에서는 일부 시중은행이 집단 잔금대출 접수를 시작하자 배정된 한도가 수시간 만에 소진돼 접수가 마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는 입주 예정자들이 여러 은행의 금리와 상환 조건을 비교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고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지금은 대출 가능 여부 자체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됐다. 한 입주 예정자는 입주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대출 승인을 받지 못한 주민들이 다음 접수 일정조차 알기 어려워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불안은 신규 주택을 마련한 젊은 실수요층으로도 번지고 있다. 오는 11월 울주군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예비 신부 김모(29)씨는 봄에 분양권을 매수했지만, 최근 규제 강화로 대출이 거절되거나 예상보다 적게 나올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업계도 현장 혼란이 적지 않다고 본다. 남구 신정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도심 신축 아파트는 집값이 높아 실수요자도 잔금대출 의존도가 큰데, 은행 창구가 잇달아 막히면서 가능한 금융회사를 찾아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출 상담 창구를 통한 신청도 잇따라 거절되면서 중개 현장 부담도 커졌다는 것이다.
거래 관행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출 한파로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커지자 최근 매매 계약에서는 금융권 대출이 불가능할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하고 계약금을 돌려준다는 특약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심리 위축을 넘어 실제 계약 안전장치를 찾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 목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입주 물량이 이어지는 지역에서는 실거주자 중심의 자금 조달 불안과 거래 위축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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