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합의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은 중동 리스크와 물가 부담을 다시 반영했다.
12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이 일종의 합의에 근접했다고 평가했지만, 이란은 미국이 행동을 바꾸고 자국 조건을 수용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열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하락했고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가계대출 지표가 일부 개선됐으나 기존주택 판매는 줄었고, 시카고 연은은 인플레이션을 핵심 문제로 지목했다.
호르무즈 협상과 중동 변수
미국과 이란 협상에서 중재국 역할을 하는 파키스탄의 아시프 국방장관은 양국이 일종의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평화 협정이나 합의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의 발언은 협상 기대와 별개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가 에너지 가격과 위험자산 흐름의 핵심 변수로 남았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의 레자이 사무총장은 미국이 행동을 바꾸고 이란의 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이번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와 레바논 등지의 갈등도 모두 미국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오만 간 호르무즈 항로 합의는 호르무즈 봉쇄 문제와 완전히 별개의 사안으로 남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에서 선택지는 이란 경제의 파탄 또는 매우 강력한 공격 중 하나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란을 교활한 협상국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도 지적했다. 미국의 탄약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미국 지표와 통화정책 시선
뉴욕 연은의 2분기 조사에 따르면 6월 말 미국 가계부채는 18조8000억 달러로 전기보다 130억 달러 감소했다. 가계부채 가운데 30일 이상 연체 비율은 4.7%로 0.1%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신용카드 대출 잔액은 1조2600억 달러로 전기보다 210억 달러 증가했다. 신용카드 대출 중 90일 이상 연체 비율은 12.9%로 0.2%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뉴욕 연은은 이번 결과가 미국의 K자형 경제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고소득층은 견조한 소비를 이어가지만 저소득층은 생활비를 부채에 의존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주택시장에서는 7월 기존주택 판매가 연환산 406만 건으로 전월 413만 건보다 감소했다. 최근 30년 고정 모기지금리가 6.7% 안팎으로 1년 만의 최고 수준을 보인 점이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7월 미국 NFIB 중소기업낙관지수는 99.8로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고용 확대를 계획한 기업이 늘었다. 시카고 연은의 굴스비 총재는 미국의 가장 큰 경제 문제는 산업 붕괴나 노동시장 붕괴가 아니라 물가의 가파른 상승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은 채용률 등을 감안할 때 호조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안정적이라는 진단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시타델은 최근 미국 증시의 대규모 디레버리지와 매도가 마무리 국면을 지나고 있다고 봤다. 이후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 매수와 리레버리지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의 증시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주요국 정책과 경제 이벤트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안을 미국 당국에 공식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봤다. 구체적인 협상 일정 수립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가 제기됐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 평가에 계속 반영되는 흐름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15차 금융개혁 5개년 계획을 공개했다. 핵심 업무로 통화정책, 실물경제 서비스, 금융시장, 대외개방, 금융인프라를 제시했다. 통화정책에서는 중국식 현대적 통화정책 체계 구축과 기초통화 공급 메커니즘 개선을 강조했다. 금리와 환율 결정에서는 시장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민은행은 대외개방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 위안화 국제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위안화 사용 확대와 양방향 개방을 강조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35%로 동결했다. 올해 세 차례 인상한 결과를 당분간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결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를 웃돌고 있어 필요할 경우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경제 불확실성으로는 중동전쟁과 그에 따른 유가 상승을 거론했다.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현지시각 8월 12일 미국, 독일, 이탈리아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정돼 있다. 해당 물가 지표는 금리와 환율, 위험자산 흐름에 영향을 줄 변수로 제시됐다.
해외시각과 외신 평가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증시에서 변동성이 크게 하락하며 중동전쟁에 대한 투자자 경계심이 줄어드는 징후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중동전쟁 초기 변동성지수는 30까지 올랐으나 최근에는 15 이하로 내려왔다. ING는 전쟁 장기화로 투자자들이 점차 중동 리스크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봤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의 조기 재개방 기대가 약해지는 가운데 주요 유가는 9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결국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요국의 정부 차입 비용도 수년 만의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티케하우 캐피털은 중동전쟁과 관련해 냉철한 판단이 결국 우세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그림자 금융이 일부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지만 관련 위험도 상존한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매체는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 엔화 방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개입 역량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 외환안정기금 규모는 2200억 달러 미만이며, 7월 일본과의 외환시장 공조 때 이미 약 530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됐다. 연준은 달러화 발행을 통해 무제한 개입이 가능하지만 재무부를 대신한 직접 외환시장 개입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베센트 장관은 FIMA 레포 확대도 시도하고 있으나 일본의 실제 활용 여부는 미지수로 남았다.
또한 미국과 일본의 공조에 대한 시장 반응이 미진한 점이 미일 금리 격차 등 엔화 약세의 근본 원인이 중요함을 시사한다고도 분석했다. 또 엔화가 달러당 160엔 주요 저항선에 근접하면서 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유럽 증시에 대해서는 글로벌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스톡스600 지수가 양호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기업의 2분기 이익이 17% 늘어 4년 만의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고, 독일 등 주요국 국채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과 ECB의 명확한 정책 경로도 우호적 요인으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유로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쓰비시UFJ는 이런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다만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와 인플레이션 위험은 저해 요인으로 지목됐다. 미국 증시에서는 빅테크가 여전히 높은 기여도를 보이고 있지만 S&P500 상승 기여도는 지난해 약 90%에서 올해 55%로 낮아졌다. 블룸버그는 빅테크의 AI 투자에 따른 잉여현금흐름 감소 우려와 실제 수익 발생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병존하며, 반도체 기업에는 과도한 경기 순환성이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빅테크를 제외한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AI가 시장을 완전히 주도하지는 않으며 이익 증가가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소수 기업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경제 압박 강조가 현 상황을 반영한 최선의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 특히 쿡 이사 해임 요구가 향후 국채금리 방향에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시장 흐름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주가는 하락했고 달러화는 강보합, 금리는 하락했다. 미국 S&P500지수는 7728.2로 0.32% 내렸다. 하락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불확실성이 반영됐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기업실적 기대 등에 힘입어 660.51로 0.01% 오른 강보합 마감이었다.
일본 증시는 휴장했다. 한국 KOSPI는 6345.5로 0.73% 상승했다. 위험지표인 VIX는 15.28로 14.17% 올랐다. 한국 CDS는 23bp로 1bp 상승했다.
환율시장에서는 달러화지수가 99.83으로 0.02% 오른 강보합을 나타냈다. 중동 정세 불안과 7월 소비자물가지수 기대가 엇갈리며 달러 흐름을 제한했다. 유로화는 1.1542로 0.01% 약보합이었다. 엔화 가치는 159.28로 0.01% 강보합을 기록했다.
금리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69%로 2bp 하락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망 등이 반영됐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미국 국채시장 영향 등으로 3.16%를 기록하며 2bp 내렸다. 일본 국채시장은 휴장했다.
원자재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88.91달러로 1.36%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금 가격은 4370.1로 0.47% 하락했다. 뉴욕 원·달러 환율은 1413.5원으로 서울 15시30분 대비 2.4원 낮았고, 1개월 NDF는 1410.4원으로 스왑포인트는 -0.75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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