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 현금 매수 31.4%, 우위 약해졌다

| 서도윤 기자

미국 주택 매매에서 현금 거래 비중이 2026년 1~4월 31.4%로 낮아졌다. 공급 증가와 가격 상승 둔화가 맞물리며 대출을 활용하는 매수자의 거래 경쟁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리얼터닷컴(Realtor.com)은 18일 보고서에서 2026년 1~4월 미국 전체 주택 매매 중 현금 거래 비중이 31.4%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3%에서 0.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주택 거래는 전년 대비 8.5% 줄었다. 현금 거래 건수는 11.2% 감소해 전체 시장보다 더 빠르게 줄었다.

가격 흐름도 달라졌다. 미국 전국 주택 중위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0.2%에 그쳤다. 2025년 1.8%, 2021년 고점 당시 15.4%와 비교하면 상승 압력이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주택시장은 한동안 매물 부족과 경쟁 입찰이 이어졌다. 이 시기 현금 제안은 대출 심사와 감정가 변수를 줄일 수 있어 매도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받아들여졌다.

현금 거래는 주택담보대출 없이 매수자가 보유 자금으로 주택을 사는 방식이다. 대출 승인 지연이나 금융기관 감정가 조정에 따른 계약 무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아,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거래 확실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쓰였다.

해나 존스(Hannah Jones) 리얼터닷컴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현금 매수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주택시장이 균형을 찾아가면서 덜 지배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고 증가와 가격 완화가 대출 매수자에게 경쟁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기존주택만 보면 2026년 7월 현금 거래 비중은 26%로, 2025년 7월 31%보다 낮아졌다.

다만 현금 거래가 모든 지역에서 줄어든 것은 아니다. 리얼터닷컴은 피츠버그, 오스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현금 거래 비중뿐 아니라 실제 현금 매입 건수도 늘었다고 밝혔다.

대출 매수자의 입찰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보스턴 지역에서는 사전 승인보다 심사를 더 진행한 사전 언더라이팅으로 현금 매수자와 경쟁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보스턴 지역 부동산 중개인 데이나 불(Dana Bull)은 올봄 대출을 낀 매수자가 약 15건의 경쟁 제안을 이긴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팀의 다른 매수자도 알링턴 주택 거래에서 27건의 경쟁 제안을 제치고 낙찰받았다고 설명했다.

현금 매수 비중 하락은 단순히 고소득층 수요가 줄었다는 뜻으로만 보기 어렵다. 매물 증가, 가격 상승 둔화, 금리 부담, 매도자 심리가 함께 작용하면서 거래 주도권이 일부 이동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보스턴 지역 부동산 중개인 데이나 불은 현금 매수자가 줄고 있지만 보스턴 시장은 여전히 경쟁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오른 직후 공격적인 입찰 경쟁이 흔했던 시기에는 현금이 왕이었지만, 그 흐름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독자에게 이 흐름은 미국 부동산 경기와 가계 금융 여건을 함께 읽는 지표다. 본지는 앞서 모기지 금리 상승과 미국 대출 신청 감소가 장기금리, 인플레이션 기대와 맞물려 움직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택시장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크립토 시장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주택 거래와 모기지 수요는 미국 금리 환경과 소비 여력을 보여주는 거시 지표로 함께 관찰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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