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 격차 줄었지만 양극화 종결론 갈렸다

| 김미래 기자

미국 소비의 K자형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저소득층의 임금과 지출 증가율이 고소득층을 따라붙었지만, 상위 자산 보유층의 소비 여력과 주택비 부담은 여전히 가계 온도차를 남겼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인스티튜트는 8월 '컨슈머 체크포인트' 보고서에서 7월 총 카드 지출이 전년 대비 5.0% 늘었다고 밝혔다. 6월 증가율 6.3%보다는 낮아졌지만, 온라인 판촉과 월드컵 관련 지출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컸고 근본 수요 훼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식료품과 주유를 제외한 지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계절조정 기준 월간 카드 지출은 0.2% 줄어 전월보다 소폭 둔화했다.

고용 쪽 지표는 저소득층 회복을 더 뚜렷하게 보여줬다. 같은 기관의 7월 고용 보고서에서 저소득층 세후 임금은 전년 대비 5.2% 늘어 202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고소득층 증가율을 웃돌았다.

추정 고용 증가율도 6월 1.7%에서 7월 2.0%로 높아졌다. 앞서 미국 임금 격차가 0.1%포인트까지 좁혀졌지만 소비 양극화는 이어졌다고 보도한 흐름이 7월 지표에서는 한 단계 더 좁혀진 셈이다.

K자형 경제는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소비 흐름이 서로 갈라지는 구조를 뜻한다. 자산을 많이 보유한 계층은 주가와 주택 가격 상승의 효과를 받는 반면, 저소득층은 임금·저축·생활비 부담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8월 4일 CNBC '스쿼크박스' 인터뷰에서 "K자형 경제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하위 25% 노동자의 임금이 전년 대비 5.5% 올랐고 실질임금 상승률은 2%라고 언급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경제가 저임금층이 다시 따라붙는 'C형'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발언의 초점은 고소득층만 소비를 끌고 가는 국면에서 저소득층 임금 회복이 나타났다는 데 있었다.

다만 데이터가 모두 같은 결론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는 상위 5%를 예외로 분류했다.

상위 5%는 강한 대차대조표와 오른 자산가격을 바탕으로 여전히 두드러진 소비 증가율을 보였다. K자형 경제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 아래쪽 소비와 임금이 일부 회복되며 격차가 줄어드는 국면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주택비는 가장 뚜렷한 부담 요인으로 남았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HOAM 지표는 주택 보유 비용이 가구 소득의 30%를 넘으면 비적정 상태로 본다.

이 지표는 모기지 원리금뿐 아니라 세금, 보험, 민간 모기지 보험 비용까지 반영한다. FICO 관련 공개 기사에서는 평균 신용점수가 714로 유지됐지만, 첫 주택구매자의 월 상환액이 2,563달러(약 354만원)로 2019년 4월보다 57% 늘었다는 점이 제시됐다.

소비자 체감도 단순한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 제이디파워(J.D. Power)는 3월 소비자 금융건강 조사에서 미국 소비자의 68%가 금융적으로 불건전한 상태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더 싼 식료품을 사거나 구매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생활비 압박에 대응했다. 이는 임금 증가율이 개선돼도 주거비와 필수 지출 부담이 소비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미국 가계가 좋아졌는지가 아니라 누가 좋아졌는지다. 저소득층 임금과 일부 소비 지표는 개선됐지만, 상위 5%의 자산효과와 주택비 부담은 그대로 남아 있다. K자형 경제의 기울기는 완만해졌지만, 그 구조가 끝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소비·고용·주택 지표가 더 필요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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