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은 정책 도구인가, 미제스 논쟁 재점화

| 정민석 기자

국내총생산(GDP)과 거시경제 통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거졌다. 쟁점은 숫자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가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개입 기준으로 쓰이는 방식이다.

프랭크 쇼스탁(Frank Shostak) 경제학자는 24일 미제스 인스티튜트(Mises Institute) 기고문에서 국내총생산과 각종 거시 지표가 ‘경제’라는 추상적 대상을 만든 뒤 정부와 중앙은행의 개입 명분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다음 날 제로헤지(ZeroHedge)에 재배포됐다.

쇼스탁은 경제가 개인과 별개로 움직이는 독립된 실체처럼 다뤄진다고 봤다. 그는 감자와 토마토처럼 서로 다른 재화를 단순히 더할 수 없듯,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총산출로 묶는 방식에도 개념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비판은 거시지표 자체보다 그 지표를 읽는 방식에 맞춰져 있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정부와 중앙은행이 재정·통화정책으로 경제를 밀어 올려야 한다는 논리가 만들어지고, 이 과정에서 통계가 정책 개입의 언어가 된다는 주장이다.

쇼스탁은 기업가에게 필요한 정보도 국가 단위의 평균 지표가 아니라 특정 상품과 소비자 수요에 관한 구체적 정보라고 봤다. 평균 가격을 이용해 명목 거래액을 실질 산출로 바꾸는 방식 역시 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공식 통계기관의 설명은 다르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실질 국내총생산을 물가 변동을 제거한 국내 생산의 대표 측정치로 설명한다. 국내총생산 1인당 수치가 생활수준의 대용 지표로 정책에 널리 쓰였고, 미국에서는 주·지방정부에 대한 연방 자금 배분에도 활용된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연준)도 국내총생산을 미국 경제활동을 보여주는 종합 지표로 본다. 연준은 국내총생산이 미국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나타내며,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그 변화를 살핀다고 설명한다.

거시경제학은 성장, 물가, 고용처럼 경제 전체 단위에서 측정되는 변수를 다룬다. 연준이 거시경제학을 중시하는 것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개인 단위가 아니라 경제 전체 단위에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다만 공식 문헌도 국내총생산의 한계를 부인하지 않는다. BEA는 복지, 소득 분배, 지속가능성, 비시장 활동 같은 요소가 기존 국내총생산만으로 충분히 담기 어렵다고 본다.

이 때문에 통계 당국은 국내총생산 하나로 경제 상태를 설명하기보다 보조 지표를 함께 논의해 왔다. 분배 통계, 위성계정, 웰빙 지표, 지속가능성 관련 지표가 그 예다.

연준 연구진도 2023년 FEDS 노트에서 실질 국내총생산과 생산성 측정이 가격과 가정에 의존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마크업 등 가격 왜곡이 있으면 부문별 성장률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쇼스탁의 결론과 같지는 않다. 다만 거시 통계가 관측된 현실을 그대로 옮긴 숫자가 아니라 측정 방식과 전제에 기대는 지표라는 점에서는 논쟁의 여지를 남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국가계정 매뉴얼도 상품이 이질적일수록 수량 지표의 효용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서로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수치로 합산할 때 가격 체계와 가중 방식이 해석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가상자산 시장과의 직접 연결은 제한적이다. 이번 논쟁은 새 경제지표 발표나 통화정책 결정이 아니라 정책 철학에 가까운 문제 제기이며, 단기 가격 반응을 뒷받침할 별도 시장 자료도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쟁점은 국내총생산을 버릴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믿고, 어느 지점부터 보조 지표로 보완할 것인가에 가깝다. 미제스 인스티튜트 기고문은 정부 개입의 언어로서 거시 통계를 문제 삼았고, BEA와 연준 문헌은 같은 지표가 정책·예산·민간 판단에 실제로 쓰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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