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매입 규모 빠진 베센트 답변, 워런과 공방

| 류하진 기자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엔화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두고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미국 상원의원과 공개 충돌했다. 쟁점은 일본 지원 여부에서 미국 재무부의 엔화 매입 내역 공개 문제로 옮겨갔다.

CNBC는 베센트 장관이 워런 의원에게 보낸 답변에서 미국 재무부가 환율안정기금의 기존 외화 자산을 엔화로 교환했을 뿐 일본에 신용을 제공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베센트 장관은 “새 의회 예산 배정은 없었고, 일본에 신용이 제공되지 않았으며, 일본은 재무부에 아무것도 빚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지난 13일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엔화 개입 근거와 비용, 법적 정당성을 요구했다. 일본 엔화가 40년 만의 저점까지 떨어진 뒤 미국 재무부가 환율안정기금을 동원한 경위를 따진 것이다.

워런 의원의 서한 첫 문단에는 일본이 상환하지 못하면 미국 납세자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겼다. 베센트 장관은 이 대목을 문제 삼으며 워런 의원이 외환시장을 잘못 이해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워런 의원의 서한은 뒤쪽에서 해당 거래를 유로 매도와 엔화 매수로 설명했다. 일본이 미국 재무부나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돈을 빌린 것은 아니라고도 적었다.

환율안정기금은 미국 재무부가 외환시장 안정 등을 위해 운용하는 기금이다. 통상 외환시장 개입은 당국이 특정 통화를 사고팔아 급격한 환율 변동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설명된다.

베센트 장관은 답변에서 무질서한 엔화 흐름이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미국 차입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무부가 매입한 엔화 규모, 집행 환율, 현재 보유 포지션 가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워런 의원이 요구한 유럽중앙은행과의 사전 협의 여부와 상세한 법적 근거도 답변에 담기지 않았다. CNBC는 베센트 장관의 한쪽짜리 답변이 워런 의원의 여러 질문을 남겨뒀다고 전했다.

이번 개입은 1998년 이후 처음 이뤄진 미·일 공동 엔화 방어 조치다. 본지는 앞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메모에서 50억~100억 달러 규모의 엔화 매수 문구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재무성은 28일 공개한 외환시장 개입 자료에서 7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 외환 개입 총액이 15조3993억엔이라고 밝혔다. CNBC는 이를 약 965억 달러로 환산했다.

965억 달러는 이날 환율 1달러 1382원을 적용하면 약 133조3630억원이다. 일본 재무성 수치는 같은 기간 일본 당국의 개입 총액을 보여주지만, 미국 재무부가 별도로 얼마를 매입했는지는 베센트 장관의 답변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엔화 약세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엔 캐리 트레이드, 미국 국채금리 논의와 맞물려 해석된다. 엔화를 빌려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가 많을수록 환율 변동은 주식과 채권, 위험자산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에게도 엔화 흐름은 자금 조달 비용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글로벌 유동성과 시장금리 변화에 영향을 받는 만큼, 엔화 흐름과 가상자산 유동성의 연결 경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살로니 샤르마(Saloni Sharma)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대변인은 베센트 장관이 워런 의원과의 개인적 공방보다 미국 가계의 생활비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CNBC의 추가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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