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이 3% 물가목표 달성 의지를 재확인했다. AI 투자와 반도체 수요는 세계경제를 떠받친 요인으로 거론됐지만, 공급 충격과 물가 기대 상승은 통화정책 부담으로 남았다.
레세차 카냐고(Lesetja Kganyago) 남아공 중앙은행 총재는 7월 9일 프리토리아에서 열린 외교단 연례 만찬 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 연설문을 8월 17일 공개했고, 남아공 중앙은행도 같은 연설을 공식 페이지에 게재했다.
카냐고 총재는 2019년 이후 세계경제를 팬데믹,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2022년 인플레이션 급등, AI 확산이 겹친 시기로 정리했다. 그는 AI 붐이 투자를 끌어올리고 반도체 수요를 통해 무역을 지지했으며, 주식시장 가치 상승이 소비에도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다자주의 약화와 중앙은행 독립성 공격도 다시 거론했다. 2019년 연설에서 이미 지적한 두 위험이 줄지 않았고, 지금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버텼고, 신흥국은 평균 4% 안팎으로 성장하며 세계 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80년대 40% 미만에서 60%를 넘어섰다고 그는 밝혔다.
남아공 경제의 변화도 강조됐다. 카냐고 총재는 피치와 S&P의 신용등급 상향, 무디스의 긍정적 전망,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회색명단 이탈을 회복 신호로 들었다. 또 6개 분기 연속 성장, 2024년 로드셰딩의 사실상 종료, 더반항 개선을 언급했다.
통화정책의 핵심은 새 물가목표였다. 남아공 정부와 중앙은행은 2025년 11월 12일 물가목표를 3%와 ±1%포인트 허용범위로 바꿨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존 3~6% 목표범위는 즉시 대체됐고, 새 목표는 2년에 걸쳐 이행된다.
카냐고 총재는 남아공이 2000년부터 25년간 3~6% 범위를 써 왔지만 목표가 ‘너무 높고 넓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6년 2월 물가가 3%, 3월 3.1%였고, 지정학적 공급 충격 뒤 물가가 다시 오르면서 5월 금리인상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기준금리가 7%로 동결됐다. 남아공 중앙은행은 7월 성명에서 6월 물가가 5.0%로 올라 3% 목표를 웃돌았고, 중동 위기와 유가 변동을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시장 반응은 자산가격 전반의 방향성보다 금리 기대 조정에 가까웠다. 세마포는 7월 13일 카냐고 총재의 유가와 물가목표 발언 뒤 일부 이코노미스트가 연속 금리인상 전망을 낮췄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7월 23일 기준금리 동결 뒤 랜드가 약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설에는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등 크립토 시장을 직접 언급한 대목은 없다. 한국 독자에게 남아공 금융시장 사안은 암호자산 가격 이슈보다 금융시장 제도 변화로 읽는 편이 맞다는 지적도 앞서 나왔다. 다만 AI 투자, 반도체 수요, 유가 충격, 금리 기대는 위험자산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거시 변수로 분류된다.
남아공 중앙은행은 공개 정책 설명에서 물가목표가 3%이며, 목표는 정확한 한 지점에 항상 맞추는 것이 아니라 충격 이후 물가가 목표로 돌아오도록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통화정책 발표일은 9월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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