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네타 "에너지 충격, 2022년과 다르다"

| 최윤서 기자

파비오 파네타(Fabio Panetta) 이탈리아은행 총재가 최근 에너지 충격은 2022년 에너지 가격 급등과 다르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파네타 총재는 7월 7일 로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제도(ESCB) 연구 네트워크 'ChaMP' 폐막 콘퍼런스 연설에서 지정학적 긴장, 무역 분절, 기술 충격이 겹친 환경을 '대재편(Great Reconfiguration)'으로 규정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 연설문을 8월 10일 공개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물가 전망, 정책 스탠스, 반응함수를 주기적으로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급 충격이 에너지 가격과 생산비, 무역 흐름을 흔드는 동시에 소득, 신뢰, 소비, 투자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설에서 제시된 유로존 상황은 복합적이다. 2025년 유로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미국 관세 인상, 중국과의 경쟁 심화,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도 1.4% 늘었다. 다만 유럽 가계는 팬데믹 이전보다 저축을 더 많이 했고, 산업생산은 2025년 하반기 정체됐다.

페르시아만 전쟁 이후에는 투입 비용과 판매가격 압력이 커졌고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도 상승했다. 동시에 소비자 신뢰는 떨어졌고 서비스 경기 기대도 약해졌다. 파네타 총재는 물가 압력과 수요 둔화가 함께 나타나는 조합이 통화정책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고 봤다.

핵심은 '무시도 과잉반응도 아니다'라는 데 있다. 그는 중앙은행이 일시적 공급 충격이라며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지만, 이번 국면을 2022년 에너지 가격 급등의 반복으로 봐서도 안 된다고 했다. 수요는 더 약하고 실질금리는 더 높으며, 충격은 가스보다 원유 가격에 더 크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통화정책은 더 넓은 시나리오에서 점검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파네타 총재는 에너지 충격이 기업과 노동자의 기대에 자리 잡으면 물가 안정을 되찾는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6월 기준 전망보다 낮은 에너지 가격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물가 상방 위험과 성장 하방 위험이 함께 남아 있다고 했다.

구조 변화도 통화정책의 변수로 제시됐다. 파네타 총재는 지정학적 분절, 인공지능, 디지털 금융, 인구 고령화, 기후변화를 장기 변수로 묶었다. 이런 변화가 물가 전망과 통화정책 전달 경로를 바꿀 수 있다는 취지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은행업은 가격 조정과 예금 이동을 빠르게 만들어 정책 전달을 강화할 수 있다. 반대로 고령화는 가계 지출이 금리에 덜 민감해지는 경로로 통화정책 전달력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금융 여건도 함께 빡빡해졌다고 진단했다. 은행의 대출 기준은 더 엄격해졌고, 채권 금리와 국채 스프레드도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파네타 총재는 물가 압력과 수요 둔화가 함께 나타나 통화정책 판단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연설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스테이블코인 등 암호자산을 직접 다루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가상자산보다 유로존 거시경제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에 초점이 맞춰졌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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