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143억달러 늘어 월간 증가폭 최대

| 이준한 기자

외환보유액이 8월 한 달 동안 143억3000만달러(약 19조7000억원) 늘어 월간 증가 폭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고 운용수익, 기타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 증가가 겹친 결과다.

한국은행은 3일 '2026년 8월 말 외환보유액'에서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이 4422억8000만달러(약 607조7000억원)로 전월 말 4279억5000만달러보다 14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1971년 월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이다.

외환보유액 규모도 2022년 5월 4477억1000만달러 이후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과 정부가 대외 결제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하는 지급준비자산이다.

증가분의 핵심은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기업의 경상대금 유입이 늘면서 국내 외화자금시장 유동성이 확대됐고,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에 예치한 외화예수금도 함께 불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에 운용수익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증가 등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외화예수금 증가는 보유 외화가 중앙은행 예치 형태로 늘어난 흐름을 보여준다.

환율 요인도 외환보유액 증가에 보탬이 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7월 말 99.86에서 8월 말 99.70으로 0.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각각 0.5% 올랐고 호주 달러화는 1.9% 상승했다. 엔화는 0.3% 내렸다. 달러가 약해지면 달러가 아닌 통화로 보유한 자산의 달러 환산액은 커질 수 있다.

자산별로는 유가증권이 3870억7000만달러(약 531조9000억원)로 전월 말보다 70억7000만달러 늘었다.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5%였다.

예치금은 303억달러(약 41조6000억원)로 71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특별인출권은 157억7000만달러, 금은 47억9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은 43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국가별 외환보유액 순위 공개를 중단하기로 했다. 순위 변동이 외환보유액 건전성 개선이나 악화를 곧바로 뜻하지 않는데도 시장에서 과도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다.

지난 7월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이달부터 국가별 순위를 공개하지 않는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외환 유동성과 달러 자금 흐름이 스테이블코인 논의와 맞닿아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정오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을 다룬 이슈노트를 공개하는 일정도 잡아뒀다.

다만 이번 외환보유액 증가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 흐름을 직접 설명하는 자료는 아니다. 외환보유액 통계는 국가의 대외 지급 여력과 외환시장 안정 자산을 보여주는 지표이고, 가상자산 가격은 별도 수급과 위험자산 선호 변화에 따라 움직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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