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기준 80% 하락론, 미국 자산버블 해석 갈렸다

| 김하린 기자

미국 자산시장이 버블 붕괴 뒤 디플레이션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지만, 공식 통계와 시장 반응은 단선적인 결론을 뒷받침하지 않았다.

빌 보너(Bill Bonner) 데일리레커닝(Daily Reckoning) 칼럼니스트는 9월 1일 공개한 글에서 “미국의 버블은 역사상 가장 넓다”고 주장했다. 글은 제로헤지(ZeroHedge)에 재게시됐지만 원출처는 데일리레커닝 칼럼이다.

보너의 논지는 주식과 주택 등 자산 가격을 달러가 아니라 금으로 다시 봐야 한다는 데 있다. 그는 버블이 먼저 꺼지고,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등 유동성 공급으로 대응하면 금과 실물자산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는 확인된 사건이 아니라 저자의 전망이다. 원문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크립토 자산에 대한 직접 언급도 없었다.

핵심 수치로 제시된 부분은 주택이다. 보너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를 금으로 환산하면 지난 25년 동안 미국 주택가격이 약 80% 하락했다고 썼다.

S&P 다우존스지수는 8월 25일 발표에서 2026년 6월 미국 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1.5% 상승했다고 밝혔다. 같은 발표는 6월 물가상승률 3.5%가 주택가격 상승률보다 높아 실질 기준 주택가치가 13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명목 주택가격은 올랐고, 물가를 감안한 실질 가격은 하락한 셈이다. 보너의 실질 가치 하락론은 일부 공식 통계와 맞닿아 있지만, 금 기준 80% 하락이라는 수치는 산식과 기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저자의 해석으로 구분해야 한다.

미국 경제 전체를 놓고 봐도 검증 가능한 수치와 해석은 나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FRED는 세계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2025년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30조7697억 달러(약 4경1887조원)로 제시했다.

보너는 현 가격 기준으로 주식 보유 계층이 미국 GDP의 두 배를 사고도 1조 달러(약 1361조원)가 남는다고 썼다. 그러나 해당 계산의 산식과 기준 시점은 글에 제시되지 않았다.

반론도 있다. 프로셰어즈(ProShares)는 2026년 시장 전망에서 1999년 닷컴 버블과 현재를 그대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자료는 기술주와 S&P500이 1999년보다 더 싸고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금 시장도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로이터는 9월 2일 금 가격이 강한 달러와 인플레이션 변수 속에 3주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로이터 보도에서 현물 금은 1155 GMT 기준 온스당 4330.79달러였고, 12월물 미국 금 선물은 0.4% 하락한 4377.90달러였다. 금은 인플레이션 방어 자산으로 거론되지만, 금리 상승 압력과 달러 강세가 단기 부담으로 작용한 흐름이다.

한국 크립토 투자자에게 이 논쟁은 자산가격 자체보다 달러 유동성과 실질금리 경로를 보는 문제에 가깝다. 본지는 앞서 비트코인이 금 대비 상대 약세를 보인 흐름을 다룬 바 있다.

이번 칼럼은 크립토 가격을 직접 다루지 않았다. 다만 달러 가치, 금, 실질자산 논쟁이 BTC 해석의 배경 변수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세 가지다. 미국 주택가격은 명목 기준 상승했지만 실질 기준 하락세를 이어갔고, 2025년 미국 명목 GDP는 30조7697억 달러였으며, 금 가격은 칼럼 공개 직후 일방적인 강세가 아니라 달러와 금리 변수 속에 약세를 보였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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