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실적 부담이 3분기보다 4분기에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3분기는 환율 하락으로 외화 충당부채 설정액이 줄어들어 감익이 상쇄되지만, 4분기에는 수출 수익성 하락이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매출 비중이 큰 수출 기업은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부담을 받는다.
유안타증권은 7월 평균 환율 1,490원, 8월 1,404원에 이어 9월 평균 환율을 1,350원으로 가정하면 3분기 평균 환율이 1,415원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3분기 기말 환율은 전 분기 1,549원보다 192원 내려 충당금 감소 효과를 내는 구조다.
다만 4분기에도 환율이 1,350원에 머물면 이 같은 방어 효과는 사라질 수 있다고 봤다. 3분기에는 회계상 충당금 감소가 수출 수익성 하락을 일부 상쇄하지만, 4분기에는 낮아진 환율 자체가 실적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환율이 반등하더라도 효과는 단순하지 않다. 김 연구원은 환율이 다시 오르면 충당금 설정액도 함께 늘어나 영업이익 개선 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외화 충당부채는 기업이 외화로 부담할 가능성이 있는 비용을 회계상 미리 반영한 항목이다.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기준 부담이 줄어들 수 있지만, 환율이 다시 오르면 반대로 비용 인식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그동안 높은 환율에서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누렸다. 유안타증권은 2023년 1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이어진 환율 상승기에 현대차가 총 3조7천억원, 기아가 4조3천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는 환율이 완성차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작동해왔다는 뜻이다. 본지는 앞서 엔화 강세와 완성차 영업이익 민감도가 맞물린 구조를 전하며 환율 변화가 자동차 업체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흐름을 다룬 바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은 자동차뿐 아니라 수출 업종 전반의 실적 변수로도 거론된다. 본지는 앞서 환율 급락이 원화 강세와 기업 부담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전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업종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BD) 지분 가치 재평가 △글로벌 점유율 확대 △환율 급반등을 제시했다. 하락 리스크로는 △지속적인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 △전기차 경쟁 격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BD 사업 전개 지연을 꼽았다.
완성차 업체의 환율 민감도는 수출 수익성과 회계상 충당금 변동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단일 방향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4분기 실적 영향은 분기 평균 환율과 기말 환율, 원자재 가격, 전기차 판매 경쟁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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