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설탕 가격이 지난달 21.5% 급등했다. 2010년 10월 24% 상승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다.
CNBC는 6일(현지시간) 설탕 가격이 8월 한 달간 21.5% 뛰었다고 보도했다. 설탕 선물은 연초 이후 기준으로 약 20% 올라 같은 기간 13% 상승에 그친 S&P500지수 상승률을 앞질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악천후에 따른 유럽연합(EU) 사탕무 수확량 감소 전망과, 엘니뇨가 아시아 주요 생산국 생산에 미칠 영향을 가격 급등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상승해 세계 각지의 강수 패턴을 바꾸는 기후 현상으로, 통상 아시아와 남미 지역 농산물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U 집행위원회의 최신 설탕 수급표에 따르면 2026/27 마케팅연도 EU 설탕 생산량은 1340만t으로 추정된다. 2025/26년 1660만t 대비 19% 줄어든 규모다.
마케팅연도는 농산물이 생산돼 유통되기까지 이어지는 회계 주기를 뜻하며, EU는 통상 10월을 기준으로 연도를 구분한다.
본지는 앞서 유비에스가 8월 26일 기준 밀 가격 6.6%, 옥수수 가격 2.7% 상승을 3년래 고점으로 짚었다고 전했다. 흑해 곡물 수출 차질과 엘니뇨발 기상 우려, 유럽 가뭄이 겹친 결과로, 설탕을 포함한 농산물 시장 전반이 올여름 기상 변수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 설탕 공급 부족 규모를 두고 전망은 기관별로 엇갈렸다. 씨티는 130만t, 원자재 분석업체 그린풀 커머디티 스페셜리스트는 320만t 부족을 각각 전망했다.
씨티는 재고 감소와 인도의 예상 밖 수입 프로그램, 인도·태국·EU의 기상 여건 악화를 이유로 3개월 가격 목표를 파운드당 19센트로 상향하며 설탕을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 거래 농산물 가운데 "가장 높은 확신을 가진 강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ICE는 설탕·커피·코코아 등 주요 농산물 선물이 거래되는 대표 거래소로, 기관 간 공급 전망이 엇갈릴수록 선물 가격 변동성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윌리엄 오스나토(William Osnato) 바차트 애널리스트는 해수면 온도 상승과 극한 기상을 유발하는 세계적 기후 현상인 엘니뇨가 공급 측면에서 "가장 큰 향후 우려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재배·수확 시기의 기상 변수가 생산량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취지다.
골드만삭스는 재배 기간의 가뭄이 사탕수수 수확량을 낮추고, 수확기의 과도한 비는 현장 작업을 방해하며 사탕수수 당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의 설탕 생산 감소와 인도의 무관세 원당 수입 발표도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혔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브라질에서 설탕 대신 에탄올을 생산할 유인을 키웠다. 브라질 제당 공장은 사탕수수를 설탕과 에탄올 가운데 어느 쪽으로 가공할지 선택할 수 있어, 국제 유가가 오를 때 에탄올 채산성이 함께 높아지는 구조다.
롭 요한슨(Rob Johansson) 미국설탕연맹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는 상황에서 브라질 같은 국가는 바이오연료 생산을 늘리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시장에 공급되는 설탕 물량이 줄어들고 가격에는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 상승이 설탕 공급 감소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짚은 설명이다.
설탕은 가공식품과 음료 제조의 핵심 원료로 쓰인다. 국제 원당 가격이 오르면 통상 시차를 두고 제과·음료업체의 원가 부담으로 옮겨가는 구조여서, 국내 식품업계도 이번 가격 흐름을 살펴야 할 원자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는 무관세 원당 100만t 수입을 승인했다. 인도 정부는 생산량 감소와 계절적 수요, 가격 상승 속에서 자국 내 공급을 보강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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