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선물 8월 9.66% 상승…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확산

| 정민석 기자

금 선물 가격이 8월 한 달간 9.66% 상승했다. 한국경제는 미국 재정적자 확대와 달러 약세에 대비해 금과 비트코인(BTC)처럼 공급이 제한된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확산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 가격은 지난 8월 한 달간 9.66%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강했던 1월을 제외하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상승률이다.

금값 상승은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 재정적자 확대와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과 BTC 등 공급이 제한된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달러인덱스는 6월 초 100.957에서 9월 8일 99선으로 낮아졌다.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상대적 부담이 줄어든 데다 미국 재정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금 수요를 자극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국가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선 점도 배경으로 거론됐다. 40조달러는 이날 환율 기준 약 5경3800조원 이상으로,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달러와 국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 금 매수세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금값이 함께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번 금리 상승이 기준금리 인상 기대보다 미국 재정 불안에 따른 장기채 위험 프리미엄 확대에서 비롯됐다면, 채권보다 금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의 분석은 재정적자 확대와 준비자산 재편을 배경으로 한 금 수요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금값 흐름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리와 달러 흐름이 바뀌면 금의 상대 매력과 관련 상품의 수익률도 달라질 수 있다.

국내 투자자도 금 관련 상품으로 이동했다. 최근 한 달간 국내 상장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개인 자금 약 1300억원이 순유입됐고, 금광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상승률도 같은 기간 20%를 웃돌았다.

금에 투자하는 방식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 금 현물 ETF, 금 선물 상품으로 나뉜다. KRX금시장에서는 증권사를 통해 금을 1g 단위로 거래하며, 장내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금 현물 ETF는 별도 금 전용계좌 없이 일반 주식계좌에서 거래할 수 있다. 금 선물과 금 선물 ETF는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과정에서 만기 계약을 교체할 때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금투업계는 같은 금 투자라도 투자 기간과 목적에 따라 상품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물과 선물, ETF는 거래 방식과 비용 구조가 서로 달라 투자자는 상품별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금과 달러, 금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함께 살펴보는 거시 변수다. 미국 장기채 금리와 금값이 AI 회사채 발행 확대와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어서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과 채권 대비 상대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재정 불안이나 달러 약세가 부각되면 금과 BTC처럼 공급이 제한된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KRX금시장과 ETF·선물 상품은 거래 방식과 비용 구조가 다르므로 상품별 구조와 위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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