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비트멕스(BitMEX) 공동창업자 겸 마엘스트롬(Maelstrom)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에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법안은 아직 상원 본회의 최종 표결 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
헤이즈의 주장은 새로운 정책 발표라기보다 2026년 5월 컨센서스 마이애미에서 밝힌 견해를 다시 제기한 성격이 강하다. 그는 법안이 대통령 서명 단계에 이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이즈는 당시 “규제는 비트코인 가격에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했다. 코인데스크는 그가 비트코인 가격을 법률보다 달러 유동성의 함수로 보고, 클래리티 법안이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을 바꾸지 못할 것으로 주장했다고 전했다.
헤이즈는 제도권 편입이 비트코인의 탈중앙성이라는 가치와 충돌할 수 있다고 봤다. 그의 논리는 규제 명확성보다 법정화폐 유동성이 비트코인의 가격과 가치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매크로 관점에 가깝다.
미 하원은 2025년 7월 17일 클래리티 법안을 찬성 294표, 반대 134표로 통과시켰다. 법안 번호는 H.R.3633이며, 하원 기록상 현재 상태는 통과로 표시돼 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2026년 5월 14일 법안을 찬성 15표, 반대 9표로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위원회는 클래리티 법안을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칙과 감독 체계를 정하는 시장구조 법안으로 설명했다.
현재 상원에서 예정된 절차는 법안의 최종 통과를 결정하는 표결이 아니다. 미 상원 일정에는 H.R.3633에 대한 클로처(cloture) 절차가 9월 15일 진행될 예정으로 기재돼 있다.
클로처는 본회의 토론을 종결하고 표결로 넘어가기 위한 절차다. 따라서 9월 15일 일정은 법안의 최종 입법일이 아니라 다음 심의 단계로 진행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적 문턱이다.
법안 지지 세력은 명확한 규칙이 디지털자산 기업의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관 자금 유입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팀 스콧(Tim Scott) 미 상원 은행위원장은 클래리티 법안이 디지털자산에 명확한 규칙을 세우면서 소비자 보호와 혁신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메시지는 헤이즈와 반대 방향이다. 코인데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9일 백악관 행사에서 의회가 클래리티 법안을 처리해 자신에게 서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고 전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디지털자산 기업이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법적 확실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규제 명확성을 제도권 자금 유입의 전제 조건으로 보는 법안 지지 논리와 맞닿아 있다.
반면 법안 반대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이해관계와 윤리 조항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내부에서도 법안의 방향과 최신 협상 문안을 두고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않은 상태다.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일부 이해관계자는 협상 문안에 불만을 표시했고, 다른 이해관계자는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장구조 법안이 업계 전반에 동일한 규제 혜택을 제공하는지에 대해서도 시각이 갈린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은 9월 8일 ‘클래리티 법안이 2026년 법률로 서명되는가’ 계약을 17%로 표시했다. 이 수치는 시장 참여자의 확률 판단이며 실제 법안 통과 여부를 확정하는 지표는 아니다.
앞서 헤이즈는 비트코인 가격을 법안보다 법정화폐 유동성과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공급이 좌우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거부권 요구 역시 같은 관점에서 클래리티 법안의 시장 영향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클래리티 법안은 9월 15일 상원 클로처 절차를 거친 뒤 본회의 심의와 표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헤이즈의 거부권 요구는 법안이 대통령 서명 단계까지 도달할 가능성을 전제로 한 정치적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