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가스 자산 찾는 고액자산가…저가 매물 줄었다

| 강이안 기자

고액 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가 단기 유가 변동보다 장기 에너지 수요와 현금흐름을 겨냥해 석유·가스 자산을 찾고 있다. 이란 전쟁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력적인 가격의 매물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관심 대상은 광물권과 파이프라인, 수출시설 등 에너지 관련 자산이다. 투자자들은 원자재 가격의 단기 방향보다 장기 수요와 인플레이션 방어 효과, 비교적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중시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거래 환경은 매도자 우위로 바뀌었다. 우드맥켄지는 2026년 상반기 석유·가스 거래 지출이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와 사모펀드가 시장에 다시 참여하면서 패밀리오피스가 과거처럼 헐값 매물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대형 투자자의 미국 셰일 원유 자산 검토 사례도 경쟁 범위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타델이 미국 셰일 원유 생산 자산 매입을 타진한 사례는 에너지 트레이딩 기업이 실물 생산 자산으로 관심을 넓힌 사례로 앞서 보도됐다.

원유 가격 변동성은 매입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브렌트유는 6월 초 배럴당 70.14달러에서 102달러까지 움직였고, 7월에는 하루 만에 약 10% 상승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브렌트유는 배럴당 72~118달러 범위에서 거래됐다. EIA는 브렌트유가 4월 29일 배럴당 118달러까지 올랐다가 6월 26일 72달러로 내렸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차질은 유가 급등과 변동성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가격 변동이 커질수록 생산 자산의 수익성과 운송 비용을 함께 따져야 해 매입 조건을 정하기가 어려워진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는 천연가스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배경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년 41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IEA는 천연가스가 재생에너지와 함께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할 주요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 생산 자산뿐 아니라 파이프라인과 수출시설 같은 운송·처리 인프라도 투자 검토 대상이 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2026년 특수자산 전망도 AI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천연가스가 에너지 투자 환경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규 파이프라인과 수출시설은 인허가와 건설 과정이 복잡해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소규모 자산은 틈새 거래 대상으로 남아 있다. 베이커봇츠의 코디 카퍼(Cody Carper) 석유·가스 부문 공동대표는 1억달러(약 1339억원) 미만 자산이 대형 투자자들의 관심이 덜한 영역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BC는 전했다.

소규모 자산이라도 가치는 운영사 역량과 생산량 감소 속도, 인허가, 운송망, 원자재 가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매입 규모가 작더라도 운영과 유지에 필요한 비용, 생산량 감소 위험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석유·가스 자산 시장에서는 수요 확대와 높은 매입 가격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거래 회복은 확인됐지만 투자자들이 실제로 어느 가격에 자산을 매입했는지와 패밀리오피스의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향후 시장에서는 AI발 전력 수요가 천연가스 자산의 장기 현금흐름을 뒷받침할지, 지정학적 위험이 자산 가치와 거래 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주요 판단 요소가 될 전망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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