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 디젤 가격이 갤런당 5.967달러(약 799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과 러시아의 디젤 수출 금지가 겹치면서 정제유 시장의 공급 압박이 커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9월 7일 기준 미국 소매 디젤 가격은 갤런당 5.967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주의 5.599달러(약 7497원)보다 6.6% 오른 수치다. 이 집계는 세금을 포함한 도로용 디젤 소매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앞서 미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5.85달러(약 7833원)까지 오르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록한 종전 고점을 넘어섰다. 디젤 가격 상승은 화물 운송과 배송, 농업 장비 운영 비용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이 있다. 분쟁으로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이 줄면서 국제 정제유 시장의 여유 물량이 감소했고, 유럽은 중동산 디젤 공급 감소분을 미국산 물량으로 보충하려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내에서도 정제유 재고와 공급 여건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디젤은 원유 자체가 아니라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제품인 만큼, 원유 가격과 정제시설 가동 여건을 함께 봐야 가격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러시아의 수출 금지도 시장 압박을 키웠다. 크립토브리핑은 중동 공급 차질과 러시아의 수출 금지가 디젤 가격 상승의 배경이라고 9월 10일 보도했다.
러시아산 물량을 구매하던 국가들이 대체 공급처를 찾으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의 디젤 경쟁도 심해졌다. 특정 지역의 공급 차질이 다른 지역의 물량 확보 경쟁으로 번지는 구조다.
디젤은 화물 운송과 산업, 농업에 널리 쓰인다. 공급 차질이 길어지면 연료비가 물류비와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비자물가와 별도로 살펴야 하는 에너지 비용 지표로 꼽힌다.
미국 디젤 가격이 2022년 고점을 넘어섰다는 본지 보도에서도 정제유 가격 상승이 화물 운송과 농업, 유통 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다뤄졌다. 이번 가격은 당시 보도된 갤런당 5.820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가격 상승은 정제마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휘발유나 디젤 등 석유제품으로 정제한 뒤 얻는 가격 차이를 뜻하며, 제품 공급이 빠듯할수록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디젤 공급 차질이 유가와 운송비, 장기금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 본지 보도처럼 정제제품 가격은 원유 시장뿐 아니라 물가와 금융시장에도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이번 가격 상승만으로 국내 물가나 위험자산 가격에 미친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크립토브리핑은 중동 공급 차질과 러시아 수출 제한이 원유 시장에도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예측시장 가격은 9월 30일까지 원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소개됐지만, 구체적인 확률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원유 신고점 가능성은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시장 가격에 반영된 전망이다. 실제 가격 흐름은 중동 지역의 추가 공급 차질 여부와 러시아의 수출 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 디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운송·농업·산업 부문의 비용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가격의 다음 방향은 공급 차질의 지속 기간과 대체 물량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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