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걸프발 아시아행 유조선 운임, 8000만달러서 하락

| 김하린 기자

미국 걸프 연안에서 아시아로 원유를 보내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10월 16일 항차당 7000만달러(약 928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내려왔다. 일주일 전 8000만달러(약 1060억원)까지 올랐던 운임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분석업체 RBN 에너지는 10월 20일 분석 자료에서 9일과 16일 운임을 이같이 집계했다. VLCC 한 척에 원유 200만배럴을 싣는 기준으로 나누면 운송비는 배럴당 약 34~35달러(약 4만5050~4만6375원)다. 앞서 8000만달러 운임에 아시아 정유사들이 대체 조달처를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운임 상승은 중동 전쟁 이후 유조선 운항 시간이 길어진 상황과 맞물려 있다. 케이플러(Kpler)는 오만만에서 원유 환적을 지원하는 VLCC 선단이 약 80척으로 늘었지만 평균 왕복 운항 기간은 23일이라고 분석했다. 바스라에서 오만 소하르까지의 최적 왕복 기간인 9~10일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운항 기간이 늘면 같은 수의 선박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항차가 줄어든다. S&P 글로벌은 10월 12일 공개한 자료에서 미국 걸프 연안발 아시아행 VLCC 운임이 전쟁 발발 이후 260% 올랐다고 집계했다. 케이플러는 오만만의 환적 처리 능력이 제한돼 일부 작업이 인도 서부와 말레이시아 쪽으로 옮겨가면서 운항 시간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 현장에서도 높은 운임이 확인됐다. 발레로 에너지($VLO)는 10월 22일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걸프 연안에서 아시아로 VLCC를 보내는 비용이 배럴당 30~35달러(약 3만9750~4만6375원)라고 밝혔다. 회사가 제시한 2025년 평균은 배럴당 약 5달러(약 6625원)였다. 항차 운임과 배럴당 운송비는 화물 규모와 집계 시점이 달라 같은 값으로 볼 수 없다.

높은 운송비는 아시아 정유사들이 원유 산지 가격뿐 아니라 도착 비용까지 비교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다만 주문 검토량이나 선박 예약량은 실제 아시아 도착 수입량과 다르며, 11월 인도분의 실제 도착량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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