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 지침에서 ‘최소한’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향후 경매 규모를 조정할 여지를 남긴 문구 변화지만, 장기 국채 발행 감축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재무부는 4일 분기 재융자 발표문에서 명목 이표채와 변동금리채(FRN)의 경매 규모를 향후 몇 분기 동안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명목 이표채는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는 국채이며, 변동금리채는 금리가 정기적으로 조정되는 채권이다.
11월 재융자 경매 총액은 1250억달러(약 167조5000억원)다. 재무부는 11월 15일 만기가 돌아오는 민간 보유 국채 약 970억달러(약 129조9800억원)를 차환하고, 민간 투자자에게서 새 현금 약 280억달러(약 37조5200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제시했다.
경매 물량은 3년물 580억달러(약 77조7200억원), 10년물 420억달러(약 56조2800억원), 30년물 250억달러(약 33조5000억원)로 나뉜다. 경매 총액은 만기 국채를 갚기 위한 물량과 새로 조달하는 현금을 합한 규모다.
재융자는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새 국채 발행으로 갚는 절차다. 따라서 경매 총액과 민간 투자자에게서 새로 들어오는 현금은 같은 수치가 아니다.
이번 분기 발표를 앞두고 본지는 20년·30년물 입찰 규모와 발행 지침 변경 여부를 다뤘다. 이번 발표에서 바뀐 것은 실제 경매액이 아니라 향후 발행 규모를 설명하는 문구다.
표현은 앞선 발표에서 단계적으로 바뀌었다. 5월 발표문은 향후 이표채와 변동금리채 경매 규모의 증액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했고, 8월에는 검토 대상을 ‘변경’으로 넓혔다. 8월 발표문에는 규모를 ‘최소한’ 향후 몇 분기 동안 유지한다고 적혔으며, 당시 1250억달러 경매 유지와 향후 조정 가능성을 다룬 본지 보도도 나왔다.
재무부는 앞으로 발행 구성을 검토할 때 국채의 구조적 수요와 조달 비용, 위험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시장 참가자들과 협의하며, 정부 자금을 장기간 가장 낮은 비용으로 조달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했다.
국채차입자문위원회(Treasury Borrowing Advisory Committee·TBAC)는 4일 재무장관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발행 지침 문구를 바꾸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시장 참가자가 향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명확한 소통과 예측 가능한 운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최근 국채 발행이 시장에서 대체로 흡수되고 있으며, 금리 상승의 주된 배경은 국채 공급 충격보다 경제 여건과 통화정책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국채 경매 수요가 지속적으로 약화됐다는 증거는 없다고도 봤다.
현재 재정 전망을 고려하면 2027 회계연도 후반에는 이표채 경매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 위원회의 판단이다. 위원들 사이에서는 증액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있었지만, 만기가 긴 채권의 증액 속도와 규모를 두고 이견이 나왔다.
위원회는 현재 경매 규모가 유지될 경우 국채 조달에서 단기물 비중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국채는 만기가 짧아 장기물보다 재조달 시점이 자주 돌아온다.
재무부는 다음 분기 유동성 지원용으로 과거 발행 국채를 최대 700억달러(약 93조8000억원) 매입하고, 현금 관리용으로 1개월~2년 만기 국채를 최대 250억달러(약 33조5000억원) 매입할 계획이다. 이는 새 국채 발행과 별도로 진행하는 기존 국채 매입이다.
재무부의 잠정 매입 일정에는 만기 10~20년 또는 20~30년 명목 국채를 한 차례에 최대 60억달러(약 8조400억원)까지 되사는 운영이 포함됐다. 이 매입 한도는 기존 국채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것으로, 새 국채 발행 규모와 구분된다.
재무부는 3년물부터 11월 9일, 10년물은 10일, 30년물은 12일에 각각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분기 재융자 발표는 2027년 2월 3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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