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그룹 회장, 공급망 2·3·4차 업체 점검 강조

| 정민석 기자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충격이 잇따르면서 기업은 위기 발생 뒤 대응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하위 공급업체와 대체 운송 경로까지 미리 점검해야 한다고 톨그룹 집행회장이 말했다.

토마스 크누센(Thomas Knudsen) 톨그룹(Toll Group) 집행회장은 3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포천 동남아시아 500 서밋에서 이같이 말했다. 포천(Fortune)은 5일 크누센의 발언을 보도했다. 그가 거론한 충격에는 코로나19,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5년 관세 정책과 소액 면세 제도 폐지, 미국과 이란의 전쟁,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포함됐다.

◇ 위기 대응에서 사전 점검으로

크누센은 2020년 이전의 회복력은 위기가 발생한 뒤 은행이나 물류회사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은행과 물류회사에 전화해 이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위기 이후의 복구뿐 아니라 공급망이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기업이 살펴야 할 범위도 직접 거래하는 업체에 그치지 않는다. 크누센은 “이제는 2·3·4차 공급업체까지 들여다보게 됐다”며 공급망을 더 견고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달망의 여러 단계가 점검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운송 수단에는 예비 경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크누센은 “오늘은 트럭으로 운송하고 내일은 철도로 운송한다. 해상과 항공도 함께 쓴다”고 말했다. 항공과 해상을 구간별로 조합해 화물을 옮기는 방식도 사례로 들었다.

다만 대체 운송망을 갖추는 데는 비용이 든다. 크누센은 시멘트처럼 값이 낮은 상품은 공급망을 보강하는 비용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품의 가치에 비해 추가 운송망 유지 비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우정(Japan Post)이 소유한 톨그룹은 1888년 설립됐다. 회사는 아시아에서 화물 운송 주선과 계약 물류 사업을 운영한다.

크누센은 관세가 중국 기업의 새 시장 및 제조 거점 모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변화가 되돌아갈지 묻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 동남아 교역과 결제망 연결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의 2026년 ‘미래 무역’ 보고서는 27개 시장의 기업 경영진 2100명을 조사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응답자 가운데 지정학적 영향을 받은 경제 조치를 주요 무역 우려 세 가지 안에 꼽은 비율은 지난 1년 기준 49%였다. 향후 3~5년을 묻는 항목에서는 57%였다.

제임스 네스빗(James Nesbitt) 스탠다드차타드 매니징디렉터 겸 싱가포르·ASEAN 글로벌 자회사 부문장은 고객사들이 동남아에서 장기적인 사업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공장을 세운 뒤 생산이 시작되면 떠나는 식의 단기 사업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역에 장기적으로 뿌리를 내리는 투자를 가리킨 발언이다.

1992년 출범한 ASEAN 자유무역지대(AFTA)는 동남아시아 국가 간 관세 장벽을 없애 역내 통합을 촉진해 왔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ASEAN 11개 경제권의 규모는 약 4조5000억달러(약 6030조원)이며, 연간 성장률은 약 4.5%다. ASEAN 역내 무역 비중은 약 22%로, 유럽연합(EU)의 약 60%와 차이가 있다.

크누센은 유로존의 단일 통화와 EU 역내 이동 자유를 ASEAN 통합의 참고 사례로 들었다. 영국의 EU 탈퇴 뒤 무역 마찰이 현실화했다며 “작은 장애물에 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스빗은 ASEAN 각 시장에 실시간 결제망이 따로 있는 점을 언급하며 이들을 함께 작동시키는 구조를 제안했다. 각국 사이에 양자 연결을 하나씩 만드는 대신 여러 결제 인프라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그는 “블록체인이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 토큰화나 스테이블코인으로 해결할 기회가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는 동남아 결제망 연결 가능성에 관한 질문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 발표는 아니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Most Popular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