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노스 창업자 다큐, 텔루라이드서 깜짝 초연…10월 개봉

| 서도윤 기자

미국 텔루라이드 영화제에서 6일(현지시간) 밤 테라노스(Theranos)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Elizabeth Holmes)를 다룬 미공개 다큐멘터리가 사전 예고 없이 상영됐다.

650석 규모 극장에 입장한 관객들은 휴대전화를 맡긴 채 어떤 작품을 보게 될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자리에 앉았다. 이들이 사전에 들은 정보는 상영 시간이 3시간에 가깝고, 그동안 어디에서도 공개된 적이 없으며, 주요 제작진이 현장에 있을 것이라는 설명뿐이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이를 두고 텔루라이드 영화제가 최근 수년간 가장 성공적으로 지켜낸 비밀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관객들이 마주한 작품은 네이선 필더(Nathan Fielder)와 랜스 오펜하임(Lance Oppenheim)이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 '유 캔 씨 에브리씽(You Can See Everything)'이다. 홈스와 남편 빌리 에번스(Billy Evans)가 2023년 5월 연방교도소에 수감되기 전 34일간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홈스는 자신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혈액 검사 기술로 투자자를 속인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홈스의 법적 다툼은 수감 이후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죄 판결을 뒤집거나 형량을 줄여달라는 항소는 지난해 2월 기각됐다. 홈스는 이후 방향을 바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형을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했고, 이 청원은 접수돼 심사가 진행 중인 상태로 남아 있다.

청원은 미국 대통령이 형이 확정된 인물의 형량을 낮추거나 사면할 권한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접수됐다는 사실 자체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으며, 심사 기간이나 결론 시점도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통상적이다. 홈스의 청원이 언제 결론 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필더는 촬영 기간 홈스 부부가 머물던 자택의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생활하며 작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크크런치는 제작진에게 허용된 접근 수준이 파격적이었다고 전했다. 화제의 일부는 다큐멘터리 속 이야기에 직접 등장하게 된 톱스타 배우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더와 오펜하임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로 알려진 감독들이다. 필더는 실존 인물을 상황극에 끌어들이는 방식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오펜하임은 실제 인물의 삶을 극영화처럼 구성하는 다큐멘터리로 각각 이름을 알려왔다. 두 사람이 홈스 부부의 사생활에 근접해 만든 이번 작품이 어떤 형식을 취했는지는 개봉 후 확인될 전망이다.

텔루라이드 영화제는 매년 시상식 시즌 초입에 열려 유력 후보작들을 먼저 선보이는 자리로 통상 꼽혀왔다. 상영작을 미리 공개하지 않고 현장에서만 알리는 방식의 '깜짝 상영'도 이 영화제에서 종종 있었던 관행으로 전해진다. 이번 작품 역시 이런 방식으로 처음 베일을 벗었다.

배급은 A24가 맡았다. A24는 이 다큐멘터리를 10월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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