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CRCL) 한달새 86% 폭등 배경은…실적·규제·온체인 외환 ‘3대 모멘텀’

| 한재호 기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써클(Circle, CRCL) 주가가 최근 한 달 사이 약 86%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와 공매도 숏커버링, 스테이블코인 규제 명확화,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금리 전망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써클 블록체인 인프라 ‘아크(Arc)’ 기반 온체인 외환 거래 생태계 확대 기대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 CRCL 86% 급등 배경…네 가지 모멘텀

이번 주가 상승은 단일 이벤트가 아닌 여러 모멘텀이 겹친 결과로 평가된다.

먼저 2월 25일 발표된 2025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써클은 주당순이익(EPS) 43센트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약 0.15~0.25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USDC 유통량은 전년 대비 72% 증가해 750억 달러를 넘어섰고, 매출은 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실적 발표 직후 CRCL 주가는 하루 만에 약 35% 급등했다.

공매도 포지션 청산도 상승 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부 월가 리포트에서는 이번 랠리의 일부가 공매도 포지션 청산(숏커버링)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실적 발표 이전까지 매도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여 있었던 만큼, 어닝 서프라이즈가 상승의 방아쇠가 됐다는 설명이다.

규제 환경 변화도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GENIUS 법’ 이행 초안을 공개하면서 규제 방향성이 보다 구체화됐기 때문이다.

제레미 알레어 써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 세계 은행과 결제 기업, 기술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전략에 통합하려 하고 있다”며 “국제 규제 당국도 규정을 준수한 스테이블코인을 우량 자산으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변수도 영향을 미쳤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유가와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써클은 USDC 준비금을 미국 국채로 운용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환경이 길어질수록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CRCL을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Arc Builders Fund 스포트라이트 – 히바치 왼쪽: 샘 실리(Sam Sealey) 서클 커뮤니티·에코시스템 마케팅 디렉터 오른쪽: 칩 뎀프시(Chip Dempsey) 히바치 공동창업자

■ Arc 기반 온체인 외환 거래 인프라 등장

써클 생태계에서는 아크를 중심으로 기관용 금융 인프라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아크 빌더스 펀드 참여 기업 히바치(Hibachi)는 최근 인터뷰에서 아크 기반 블록체인 네이티브 외환 거래소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바치 공동창업자 칩 뎀프시는 “하루 약 10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외환 시장을 온체인으로 이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상품거래소, 모건스탠리, 옵션청산공사 등 전통 금융기관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히바치는 현물 외환 거래뿐 아니라 영구 선물 등 파생상품까지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구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기존 외환 시장 구조적 문제

히바치는 기존 외환 시장이 구조적인 비효율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은행 간 견적 요청 방식에 따른 불투명한 가격 구조, 숨겨진 스프레드와 마크업, 이틀 뒤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에 따른 다수의 사전 예치 계좌 문제 등이 꼽힌다.

또 거래 상대방 신용 위험과 ‘허슈타트 리스크’도 시장의 대표적인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히바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개념으로 ‘원자적 결제’를 제시했다.

블록체인 기반 거래에서는 자산 교환과 결제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별도의 신용 거래 구조가 필요 없고, 자산을 스스로 보관하는 방식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운영 비용 절감과 자본 효율성 개선, 연중무휴 거래 환경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히바치가 Arc 선택한 이유

히바치가 아크를 선택한 배경에는 기술적 요소가 있다.

첫째는 1초 이내 거래 확정이 가능한 초고속 완결성이다. 이는 중앙화 거래소 수준의 거래 체감 속도를 온체인에서 구현하는 데 필요한 요소다.

둘째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수수료 구조다. USDC 등 달러 가치 기반 자산으로 가스비를 지불할 수 있어 비용 예측이 가능하다.

셋째는 선택적 프라이버시 기능이다. 영지식증명 기반 기술을 통해 거래 전략을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자산 보유와 지급 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

넷째는 써클의 규제 중심 전략이다. 규제 기관과 협력을 통해 구축된 컴플라이언스 신뢰도가 기관 투자자 유치에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 자금 조달 및 향후 계획

히바치는 중앙 지정가 주문서 방식의 외환 거래소를 개발 중이다. 동시에 시장 조성자 유치 프로그램과 디자인 파트너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약 8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엔지니어 인력 확충과 규제 대응 강화를 위해 추가로 1000만~15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써클은 아크를 통해 글로벌 금융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큰화된 주식과 프로그래밍 가능한 자산 흐름 등을 지원하는 글로벌 ‘경제 운영 체제’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히바치와 같은 프로젝트들이 참여하면서 아크 생태계 확장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