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 미·이란 휴전 예측 시장의 총 거래량은 2040만 달러(약 295억 원)를 넘어섰다. 3월 15일까지의 휴전 가능성은 단 3%에 불과하며, 3월 31일도 27%로 낮다. 4월 30일에 이르러서야 50%에 도달하는 이 수치는, 시장 참여자들이 전쟁의 단기 종전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고 있음을 반영한다. 그리고 현장의 상황은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시시각각 확인시켜주고 있다.
유조선 2척 폭발, WTI 91달러 돌파…트럼프 '안전 보장' 무색
미·이스라엘의 '오퍼레이션 에픽 퓨리' 12일째인 이날, 이라크 영해 코르압둘라 수로 인근 대기 구역에서 외국 국적 유조선 2척이 정체불명의 공격을 받고 화재가 발생했다. 이라크 당국은 승선원 25명을 무사히 구조했다고 밝혔으나 선박 2척의 화재는 계속됐다. 국기를 게양한 유조선 중 한 척은 미국 선적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공격 소식이 전해지자 WTI는 즉각 배럴당 91달러를 돌파했다. 주간 기준 상승 전환이자 전일 저점 대비 무려 20% 급등한 수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대단한 안전'을 약속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의 일이었다. 미 해군은 앞서 해협 통과 호위가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화재 진압을 위해 미 에너지부는 전략비축유(SPR) 1억7200만 배럴 방출을 긴급 발표했지만, 유가 상승세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 BREAKING: One of the oil tankers that was attacked by Iranian explosive boats in the Persian Gulf belongs to US based company @safeseagroup pic.twitter.com/4ogzMJLnae
— Amichai Stein (@AmichaiStein1) March 11, 2026
헤즈볼라 개전 이래 최대 공세…로켓 150발 이상 북부 이스라엘 강타
유조선 폭발 사태에 앞서 헤즈볼라는 이날 저녁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공세를 퍼부었다. 로켓 100발로 시작된 공격은 수백만 명의 이스라엘 북부 주민을 대피소로 몰아넣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를 미·이스라엘 공습에 대응한 이란과의 협동 작전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타격할 목표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 당국은 최소 2주 이상의 추가 공습을 준비 중이라고 밝혀 엇박자를 드러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모든 목표를 달성하고 결정적 승리를 거둘 때까지 제한 없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까지 이란 측 사망자는 이란 적신월사 추산 1200명 이상, 이스라엘 측 13명, 미군 부상자 140명(108명은 이미 복귀)으로 집계됐다.
IEA 사상 최대 비축유 방출 검토…브렌트 120달러 육박
에너지 시장은 극도로 긴장된 상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억~4억 배럴 규모의 비상 원유 방출을 검토 중으로, 이는 IEA 역사상 최대 규모다. IEA 회원국들은 이미 4억 배럴 방출에 합의했으나 유가는 오히려 반등했다. 브렌트유는 이번 주 초 배럴당 119.5달러까지 치솟았다.
UBS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3월 중순까지 신속히 갈등이 해소될 경우 브렌트유는 80달러 선으로 안정화되지만, 호르무즈 봉쇄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면 3월 평균 100달러를 넘고 2분기에도 9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장기 봉쇄 시나리오에서는 브렌트유가 2분기 150달러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즈호는 향후 1주일간 중동 생산 차질 규모가 하루 약 800만 배럴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타르 LNG 생산 중단으로 유럽 가스 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장기 봉쇄 시나리오에서 TTF 가스 가격은 MWh당 80유로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폴리마켓이 말하는 종전 시나리오
예측 시장의 숫자는 냉정하다. 총 2040만 달러가 베팅된 폴리마켓 휴전 예측 시장에서 3월 15일 확률은 3%, 3월 31일은 27%로, 각각 직전 대비 4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4월 30일 50%, 5월 31일 57%, 6월 30일 62%로 갈수록 높아지지만, 이마저도 올해 안의 종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장의 판단을 드러낸다.
이란 대통령 페제시키안은 전쟁 종식 조건으로 이란의 정당한 권리 인정, 전쟁 배상금 지급, 미래 공격에 대한 국제적 보장을 요구했다. IRGC 대변인은 이미 "유가 200달러를 감당할 수 있다면 계속 이 게임을 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는 중재 의지를 표명했지만 미·이스라엘 측에서 협상 신호가 없는 상황이다. G7 에너지 장관들의 구두 개입은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채 전쟁이 이어지는 한, 에너지 시장의 꼬리 위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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