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퍼졌다. 뉴욕상업거래소는 닫혀 있었다. 런던 ICE도, 시카고선물거래소도. 원유 선물 시장은 자기 자신의 위기를 거래할 수 없었다.
열려 있던 건 암호화폐였다. 그리고 이번엔 비트코인이 아니었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WTI 원유 퍼페추얼 선물이 정규 시장 개장 20시간 전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금요일 종가 배럴당 90.90달러에서 토요일 저녁 96달러까지 튀어올랐다. 주말에. 전통 거래소가 전부 문을 닫은 주말에.
숫자가 말한다
이란 사태 직후 며칠 간 하이퍼리퀴드의 원유 퍼페추얼 누적 거래량은 3억 3,900만 달러에서 73억 달러로 불었다. 2,051%다. 비트코인이 박스권에 갇혀 있는 동안,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가장 뜨거운 자산은 원유였다.
브렌트유는 주간 11% 상승해 배럴당 103달러를 넘었다. WTI는 8.6% 올라 98달러대에 올라섰다. 그 가격 발견의 최전선은 탈중앙화 거래소였다.
이것은 이제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 하이퍼리퀴드는 이미 금·은 퍼페추얼도 상장했고, 두 귀금속이 사상 최고가를 찍고 급락하는 순간에도 24시간 거래가 이루어졌다.
'디지털 금' 서사의 다음 장
지난 3월 1일 이 지면에서 우리는 이렇게 썼다. "암호화폐 산업이 전통 금융에 건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가 바뀌었다. '비트코인을 사라, 금 대신'이 아니다. '이 인프라 위에서 거래하라,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다."
그 말이 현실이 됐다. 그런데 예상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이제 그 인프라 위에서 거래되는 건 금만이 아니다. 원유다. 전통 에너지 시장의 핵심 벤치마크가 암호화폐 거래소 위에 올라탔다.
하이퍼리온 디파이의 정현수 CEO는 말한다. "월요일에 시장이 열리고 모두가 움직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패러다임은 실제로 바뀌고 있다.
레버리지의 두 얼굴
물론 이 시장은 위험하다. 퍼페추얼 선물은 만기도 없고 행사가도 없다. 대신 극단적 레버리지가 있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관련 SNS 게시물 하나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순식간에 청산됐다. 원유 가격이 갑자기 움직이면 같은 일이 반복된다.
플로우데스크의 한손 비린저 전무는 "고변동성 자산을 레버리지로 거래하면 실질적인 시장 위험이 따른다"고 경고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 시장의 성장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질문은 바뀌었다
전통 에너지 투자자들에게 주말은 무력함의 시간이었다. 지정학적 사건이 터져도, 유가가 출렁여도, 월요일 개장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 무력함을 암호화폐 인프라가 메우기 시작했다.
이제 질문은 이것이다. 24시간 원자재 거래가 틈새시장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전통 상품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인가.
지난 주말, 73억 달러가 그 답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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