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두 사람은 잠깐 멈칫했다.
"사실 같이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에요." 강승구 부대표가 말했다. 이장우 대표가 옆에서 웃었다. "따로따로는 많이 했는데." 공동창업자로 4년을 붙어 다닌 두 사람이, 나란히 카메라 앞에 앉는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어색함이 가시기도 전에 질문이 날아들었다. 오늘 비트코인 가격 보셨냐고. 두 사람의 표정이 동시에 바뀌었다. 공포 탐욕 지수 극단적 공포 구간, 7만 달러를 사이에 두고 흔들리는 시장. 이 장세가 오히려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가장 선명하게 만들었다.
이장우 — "내 시간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장우 대표는 말을 고를 때 잠깐 눈을 내리깐다. 서두르지 않는다. 그러다 말문이 열리면 숫자와 데이터가 따라온다. 한양대 겸임교수이자 블록체인 스타트업 대표. 이 조합이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가 블록체인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인 건 2017년이다. 당시 업계는 두 종류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엔지니어 출신들은 기술에 심취해 고객이 뭘 원하는지에는 무관심했고, 금융 출신들은 디지털 자산을 기존 금융 파생상품의 연장선으로만 봤다. 그는 어느 쪽도 아니었다.
"저는 비즈니스에 조금 더 집중한 사람이에요. 고객이 뭘 불편해하는지, 뭘 해결해 주면 잠을 편하게 자는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그는 토큰 프로젝트부터 거래소까지 블록체인 업계 거의 전 영역을 직간접적으로 겪었다. 그 시기를 관통하며 그가 배운 건 하나였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실패한다는 것.
"100%를 쏟아부어서 일했는데, 돌아보니까 누군가에게 손실을 안기는 일을 하고 있었던 느낌이 들었어요. 내 시간이 부정당하는 느낌."
그게 전환점이었다. 2019년, 그는 비트코인과 적립식 투자라는 두 개의 개념을 만났다. 조합해보니 무언가가 보였다.
"강 부대표가 자주 하는 표현인데요. '실패하지 않는 투자.' 사용자한테 시간의 힘만 확보해주면 결국 수익을 안겨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이거는 내가 3년을 투입해도 후회하지 않겠다."
데이터가 그 확신을 뒷받침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월 1일 비트코인 적립식 투자를 시작해 4년간 유지하면 매 시작점에서 예외 없이 400% 이상의 수익률이 나왔다. "5배예요. 코인 투자하시는 분들은 10배, 100배를 보시겠지만, 저는 작지 않다고 생각해요."
강승구 —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강승구 부대표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이야기를 꺼내면 꼭 이유가 따라온다. 크리스천, 비트코이너, 전략기획 출신, 연쇄창업가. 이 모든 정체성이 그 안에서 충돌하지 않고 하나의 결로 흐른다.
그가 비트코인을 처음 만난 것도 이장우 대표를 통해서였다. 2017년, 이랜드 독서모임. 당시 이 대표는 그 자리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소개했다. 강승구 부대표는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대기업을 떠나 업루트컴퍼니에 합류한 건 2022년이었다. 5년의 간격이 있다. 그 사이 그는 먼저 창업을 했다. 공연 제작사. 직원 20명, 네이버 투자, 해외 파트너십까지 경험했다.
"워렌 버핏이 파트너에 대해 얘기할 때 이런 말을 해요.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랑 일해라. 크립토 씬에 비교적 일찍 들어왔는데, 솔직히 존경하고 존중할 만한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가 이장우 대표를 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서비스의 취지, 그리고 사람의 도덕적 기준.
"이장우 대표님이 만든 서비스 자체가 취지가 좋잖아요. 비트코인을 잘 저축하게 해주는 서비스. 지루하지만 좋은 거잖아요. 그리고 이 사람 자체의 도덕적 기준이 다른 분들보다 높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결정적이었어요."
이 대표의 말도 같은 자리를 가리킨다. "강 부대표하고는 15년이 넘은 인연이에요. 이랜드에서 망해가는 브랜드를 같이 맡았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좋은 환경에서는 사람의 진짜 면이 안 보여요. 안 좋은 환경에서 진짜 면이 보이잖아요. 그때 이미 신뢰가 생겼어요. 창업하면서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이 강 부대표였어요."
강승구 부대표를 한 단어로 정의하려는 사람들은 늘 헷갈린다. 크리스천인가, 비트코이너인가. 그의 대답은 간단하다. "둘 다요. 그런데 크리스천이 훨씬 위에 있어요." 비트코인은 그가 세상을 바꾸는 도구였고, 신앙은 그가 세상을 보는 눈이었다.
그가 『THANK GOD FOR BITCOIN』을 국내에 감수해 소개한 것도 그 맥락이다. 저자 지미 송은 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비트코인을 공학적으로 설명하면 사람들이 잘 못 알아들어요. 철학적으로, 신앙적으로 들어갈 때 사람들이 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돼요. 도덕적인 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데, 거기서 비트코인과 만나는 접점이 많다고요." 강승구 부대표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AI가 이기는 이유 — 사람의 심리가 늘 틀리기 때문에
비트세이빙의 핵심 기술은 '스마트 가중치'다. 온체인 데이터 16가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지금이 과열인지 바닥인지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적립 금액을 자동 조절한다.
이장우 대표가 예시를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스마트 가중치가 1.5예요. 매일 10만 원 설정하면 15만 원이 구매돼요. 반면 작년 10월, 모두가 '15만 달러 간다'고 외치던 그때 가중치는 0.66이었어요. 10만 원 설정하면 6만 6천 원만 사는 거예요."
왜 가격이 아니라 온체인 데이터인가. "2024년 4월에도 비트코인이 1억 원이었고, 지금도 1억 원 근처예요. 지금은 싸게 느껴지고, 그때는 비싸게 느껴졌잖아요. 가격만 가지고 기준점을 잡는 건 불가능해요."
가중치가 0.66이었던 작년 10월을 이야기하며 그는 잠깐 멈췄다. "저희도 심리적으로 쉽지 않았어요. 불장 한가운데서 '지금 구매 금액 줄여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알고리즘이 시장의 흥분을 이겨야 했고, 실제로 이겼다. 최근 3년, 일반 DCA 대비 약 28%p 높은 수익률이 그 결과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묻는다. 왜 가중치가 매일 팍팍 안 바뀌냐고. 이 대표는 단호하게 답한다. "바닥은 하나의 점이 아니라 구간이에요. 2022년 하반기 4분기 전체가 하나의 바닥 구간이었어요. 그 시기 내내 최대치로 사는 게 맞는 거예요. 1주일 안에 수익 내주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2~3년 기간에서 최적의 결과를 내주는 알고리즘이에요." 단타 마인드가 이 서비스와 맞지 않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2023년 — "오늘은 또 어떤 안 좋은 일이 생길까"
2023년은 두 사람이 가장 자주 돌아보는 해다. 표정이 살짝 달라지는 해이기도 하다.
연초, FIU 권고로 서비스를 전면 중단해야 했다. 수천 명이 쓰는 서비스를, 면담 다음 날 바로 멈췄다. 2월 17일 면담, 2월 18일 중단. 그리고 4개월간의 암흑기. 설상가상으로 연말에는 업비트가 API 연동을 끊겠다고 통보했다. 당시 고객의 90%가 업비트를 쓰고 있었다.
"매일매일 안 좋은 이슈가 워낙 많이 생기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오늘은 또 어떤 안 좋은 일이 생길까'라는 호기심으로 승화가 됐어요."
이 대표가 웃으며 말했지만, 그 뒤에 있었던 것은 치밀함이었다. 팀에 상황을 전부 공개했다. 숨기지 않았다. 4개월이라는 기한을 설정하고, 개발팀은 API 연동 방식 피봇에만 집중했다. 비즈니스팀은 하락장에 오히려 세미나와 웨비나를 더 자주 열었다. 기존 고객을 붙잡기 위해.
강승구 부대표는 그 시기의 심리를 이렇게 말했다. "회사가 어려울 때 손 들고 나가는 건 아니다라고 생각했어요. 어려울 때 극복할 수 있도록 세팅을 해놓고, 잘 될 때 박수 받으며 나오는 게 맞다고요." 그리고 한마디를 더 붙였다. "이장우 대표님이 잘 될 때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지, 어려울 때 나가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전화위복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코인원과의 간편 연동이 성사됐고, 경제 유튜버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입소문이 났다. 2024년 상반기, 사용자 수가 4배 이상 늘었다. "죽으라는 법은 없더라고요."
하락장이 오히려 충성도를 높인다
지금 이 시장, 비트세이빙 유저들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이 대표의 답은 예상 밖이었다.
"하락장에서 신규 유입은 줄어요. 그런데 기존 유저들의 로열티는 올라가요. 데이터를 보면 인당 구매 금액이 오히려 늘어요."
작년 12월, 가격이 한창 흘러내리던 시기에 '2년 플랜'을 출시했다. 평소 대비 10배 매출이 나왔다. 하락장에 2년치 구독을 한 번에 결제한 사람들이었다.
"새롭게 들어오시는 분들은 언제 오냐면, 전고점을 넘고 유명 유튜버가 나오고 신문에 나올 때예요. 그때 저금통 만들고 나면 또 한 단계 떨어지는 거죠. 늘 그 패턴이에요." 비트세이빙을 오래 쓴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다. 지금 같은 장이 기회라는 것을.
비트코인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트럼프 발언 한마디에 비트코인이 출렁인다. 어떤 날은 금처럼 오르고, 어떤 날은 주식처럼 팔린다. '디지털 금'인가, '위험자산'인가. 이 대표는 이 논쟁에 명확하게 자리를 잡는다.
"비트코인이 17년 된 자산이에요. 금은 5천 년 역사를 가진 자산이고, 몇 번의 제국이 무너질 때 화폐를 대체했던 자산이에요. 비트코인은 그 신뢰를 아직 쌓지 못했어요. 위험자산으로 보이는 건 초기 자산의 운명이에요."
그러면서 그는 비트코인이 걸어갈 경로를 단계별로 그린다. 비제도권에서 제도권으로 편입된 지금, 다음은 비트코인 기반 금융 상품의 시대다. 스트래티지가 STRC라는 고배당 우선주를 내놓고,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연 11% 배당을 지급하는 것이 그 신호탄이라고 했다. 그 단계를 지나야 비트코인은 비로소 교환 수단으로서의 신뢰를 얻는다.
강승구 부대표는 같은 지점을 다른 언어로 표현한다. "각국 지도자들의 무능과 부패로 나라의 화폐가 망가지는 건 역사적으로 너무 증명돼 있어요. 그 속에서 비트코인이라는 가치 중립적인 돈은 인정받을 수밖에 없어요. 마이클 세일러가 'Nothing stops this train'이라고 했는데, 저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잭 도시가 블록(Block)의 직원을 40% 줄이면서도 비트코인에 회사의 사활을 건 것, 비트코인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결제 채택이 작년 대비 400% 성장한 것을 그는 낱낱이 추적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달라졌어요. 이 산업 자체가 달라졌어요."
"비트코인 100만 달러, 10년 안에 온다"
가격 전망을 물었다. 갤럭시 디지털의 2027년 25만 달러, 번스타인의 2026년 15만 달러.
강승구 부대표는 눈 하나 깜짝 안 했다. "그건 다 통과 지점이에요. 저는 10년 안에 비트코인이 100만 달러에 갈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마이클 세일러가 말한 '디지털 크레딧에서 머니로 넘어가는 순간'이에요."
이장우 대표는 더 구체적으로 들어갔다. "2027년 정도에 15만 달러요. 올해는 변수가 좀 있어요. 이란 이슈까지 겹쳤고, 전고점 돌파까지 1년 정도는 소요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전고점 돌파하면 15만 달러까지는 연이어 갈 거라고 봐요." 그는 인터뷰 전날 시나리오 네 가지를 직접 계산해 왔다. 비트코인이 어떻게 움직이든, 적립식으로 모은 사람은 수익이 난다는 계산이었다.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인 3만 5천 달러 폭락 후 회복에서도 수익률은 123%였다.
5년 뒤 비트세이빙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냐고 물었다. 이 대표가 말했다. "비트코인을 저축하는 사람들한테 가장 신뢰받는 솔루션이 돼 있는 거죠. 법인들도 재무 전략에 비트세이빙을 쓰는 그림. 그리고 회사 자체도 꽤 많은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한 기업이 돼 있으면 좋겠어요." 그는 덧붙였다. "비트세이빙이 하나의 브랜드가 됐으면 해요. 비트코인을 저축한다 하면 비트세이빙이 바로 떠오르는, 그런 브랜드."
마지막 질문
비트코인을 한 번도 사본 적 없는 사람에게, 오늘 이 자리에서 단 한마디를 한다면.
강승구 부대표가 먼저 답했다. "돈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을 먼저 해보세요. 이 질문을 하면 비트코인이 보여요. 다른 질문으로 가면 계속 다른 얘기만 하게 돼요."
이장우 대표가 받았다. "사야 한다 말아야 한다보다, 비트코인을 이해해보시라고 드리고 싶어요. 미국이라는 가장 강한 국가가 비축 전략을 택했고,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계속 내 것이 아니다라고 멀리 두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이해해보고 나서도 아니면 괜찮아요. 그런데 해보지도 않으면, 나중에 꽤 많은 후회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오거든요."
인터뷰가 끝났다. 두 사람은 나란히 웃었다. "너무 재밌었어요." 망해가는 브랜드를 같이 맡은 지 15년, 공동창업한 지 4년. 그 세월이 그 웃음 안에 있었다.
업루트컴퍼니는 국내 최초 온체인 데이터·AI 기반 비트코인 적립식 투자 솔루션 비트세이빙을 운영하고 있다. 활성 유저 1만 3천 명, AUM 600억 원(2026년 기준). 스트래티지·비트코인 매거진이 운영하는 Bitcoin for Corporations 국내 최초 가입 기업. 이장우 대표·강승구 부대표 공저 『10년 뒤 비트코인으로 은퇴 지도를 다시 그려라』는 오는 4월 출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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