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KRW)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점차 주목받고 있다. 1코인당 1원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국내 결제와 송금에서는 안정적인 수단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 안정성이 해외 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핵심 문제는 환율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기준으로 항상 1원을 유지하지만, 달러나 유로 등 다른 통화 기준으로는 가격 변동성이 생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일 때 1원은 약 0.00077달러에 해당한다. 하지만 환율이 1,310원으로 오르면 1원의 달러 가치는 0.000763달러로 떨어진다. 국내 기준으로는 변함없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격이 흔들리게 된다. 해외 거래소와 결제망에서는 이러한 변동성이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대규모 매수·매도 시에는 급등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해외 투자자와 결제 서비스 제공자는 신뢰를 갖기 어렵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모색할 수 있다. 달러와 유로 등 기축통화를 포함한 다중 통화 담보 구조를 도입하면, 원화 가치 변동이 스테이블코인 전체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준비 자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기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는 것은 해외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는 필수 조건이다. 실제로 USDC와 USDT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은 배경에는 달러 페그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신뢰 기반이 있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같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설계 단계부터 글로벌 기준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규제 환경도 중요한 변수다. 국내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정비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의 상이한 규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안과 유럽 MiCA 규정 등을 선제적으로 준수하지 못하면, 글로벌 결제망 진입 자체가 어려워진다.
기술적 기반도 빼놓을 수 없다. 해외 거래소와 유동성 파트너십을 맺고, 주요 디파이(DeFi) 플랫폼과 연계해 스테이블코인을 유동성 풀에 편입하면 실사용 가치가 강화된다.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으면 소규모 거래에도 가격이 흔들리는 구조적 취약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국내에서 이미 안정적인 금융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환율과 규제, 유동성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하고, 신뢰와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원화의 경계를 넘어, 해외에서도 믿고 쓸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발전하는 것, 그것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다음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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