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승부처는 결제가 아닌 트레이딩"…KRWQ COO 데이브 신 인터뷰

| 권성민

월가가 지원하는 크립토 거래소 EDXM 인터내셔널이 이달 초 세계 최초의 원화-달러 블록체인 기반 파생상품 출시를 예고했다. 지난 3월 23일 보도된 이 소식은 글로벌 금융권에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원화 NDF(차액결제선물환)는 하루 평균 거래량 약 270억 달러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NDF 시장이며, EDXM은 이를 블록체인 무기한선물(퍼프)로 대체·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Q와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페어를 활용하는 이 구조의 설계자가 바로 KRWQ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데이브 신(David Shin)이다.

데이브 신은 자신을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계"라고 소개한다. 바클레이즈, TD뱅크를 거쳐 20년 가까이 투자은행 프런트오피스를 누빈 그가 금융권을 떠나 크립토에 전업한 이후, 클레이튼의 아시아 확장, 레이어제로 아시아 법인 설립 등을 주도했다. 현재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활동 중인 그를 토큰포스트가 단독 인터뷰했다.

토큰포스트 권성민 편집장(오른쪽)이 KRWQ COO 데이브 신과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원화는 달러 다음으로 크립토 매수에 가장 많이 쓰이는 화폐"

KRWQ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IQ와 Frax는 사실 같은 창업자 그룹이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이들이 글로벌 크립토 거래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미국 달러 다음으로 크립토 구매에 가장 많이 동원되는 화폐가 한국 원화였어요. 그 막대한 원화 흐름이 모두 중앙화 거래소를 통한 법정화폐 매도로 처리되고 있었습니다. "이 흐름을 온체인으로 가져올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이 KRWQ의 출발점입니다.

KRWQ는 지난해 10월 역외에서 발행한 세계 최초의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거래 결제는 서클(Circle)이 발행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로 이루어진다. 비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데이브 신의 판단은 명확하다. "신흥국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되지 못한 건 페이먼트와 결제라는 잘못된 유스케이스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진짜 고성장 유스케이스는 외환 트레이딩입니다."

IQ는 한국 시장에서 약 5~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업비트·빗썸에 IQ 토큰이 상장돼 있으며 국내 커뮤니티 기반도 있습니다. Frax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포함한 전체 인프라를 제공했습니다. KRWQ는 한국 내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역외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법률 자문을 거쳐 현행 규제 환경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저는 작년 11월 합류 제안을 받았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어요. '규제도 없는데 외국인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뭘 하겠나' 싶었거든요. 하지만 제 트래드파이(TradFi) 경험으로 제품-시장 적합성을 찾아보니 기회가 보였습니다.

KRWQ 공식 웹사이트에 소개된 Frax & IQ 인프라 구성. Base, 이더리움 등 8개 네트워크에서 운영 중이다. (KRWQ)


📌 NDF(차액결제선물환)란?

NDF(Non-Deliverable Forward)는 자본 통제로 인해 역외에서 현물 거래가 불가능한 통화를 대상으로 한 장외(OTC) 파생상품이다. 계약 만기 시 실제 원화를 주고받는 대신, 계약 환율과 시장 환율의 차액만 달러로 정산하는 구조다. 원화처럼 역외 현물 거래가 제한된 통화에 투자하거나 헤지하려는 글로벌 기관들이 주로 활용한다.

원화 NDF 시장은 하루 평균 거래량 약 270억 달러로 전 세계 NDF 시장 중 최대 규모다. 2위인 인도 루피보다 35% 이상 많다.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순수 장외시장이기 때문에 거래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고, 골드만삭스·바클레이즈·BNP파리바 등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왔다. KRWQ가 노리는 것이 바로 이 불투명한 시장의 온체인 전환이다.


"우리의 진짜 타깃은 DeFi가 아니라 NDF 시장"

KRWQ의 핵심 전략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세요.

많은 분들이 우리를 DeFi 프로젝트로 보시는데, 우리의 핵심 목표는 다릅니다. 바로 원화 NDF(차액결제선물환) 시장의 트래드파이 거래 흐름을 온체인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원화 NDF는 하루 평균 약 270억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의 NDF 시장이며, 2위인 인도 루피보다 35% 이상 많습니다. 문제는 이 시장이 완전히 장외(OTC) 기반이라 극도로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선물과 달리 NDF는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아 데이터가 없고,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BNP파리바 같은 대형 은행들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흐름의 10%만 온체인으로 끌어올 수 있어도, 한국 규제 당국, 은행, 정부 모두에 엄청난 데이터가 생깁니다. 투명성이 생기면 더 나은 정책 결정이 가능해집니다. 그게 우리가 궁극적으로 하려는 일입니다.

KRWQ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된 준비금 현황. 총 발행량 약 11억 2,356만 KRWQ에 대해 준비금 비율 122.8%를 유지하고 있다. (KRWQ)

EDXM과의 파트너십, 세계 최초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무기한선물

이달 EDXM 인터내셔널에서 KRWQ/USDC 무기한선물(퍼프) 계약 출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EDXM CEO 카이 코노는 이 상품의 비용 구조가 기존 NDF 대비 50~75% 저렴하고, 1년 내 일평균 거래량 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 성사됐나요?

지난해 11~12월 두 달을 시장 조사와 검증에 모두 쏟아부었습니다. 20년 IB 경력에서 쌓은 트래드파이 네트워크와 15년 크립토 경험, 양쪽 모두에서 아이디어를 검증받았습니다.

핵심 인사이트는 이것입니다. 트래드파이 기관들은 DEX나 DeFi에서 거래할 수 없습니다. 내부 컴플라이언스 규정상 허용이 안 됩니다. 따라서 라이선스를 보유한 규제 기관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싱가포르 기반이면서 제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EDXM 인터내셔널 CEO에게 비전을 설명했고, 그가 납득했습니다.

여기에 싱가포르의 FX 플랫폼 스파크시스템즈(Spark Systems, 씨티·스탠다드차타드 등이 투자)와 미국·아시아 유명 OMS/EMS 업체 FlexTrade, 세계 5대 FX 브로커 ATFX까지 참여했습니다. 런칭 첫날부터 시장조성자 2곳과 기관 고객이 확정돼 있고, 추가 발표도 4월 중순까지 연이어 나올 예정입니다.

어떤 트레이딩 기회가 있나요?

원화 NDF와 KRWQ 퍼프 사이의 스프레드 차익거래가 핵심입니다. 원화 현물은 역외에서 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NDF가 존재하는 건데, KRWQ 퍼프가 사실상 합성(synthetic) 현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상품 간 스프레드를 트레이딩하는 전략이 기관들의 강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준비금 투명성: 이더퓨즈·신한, First Digital Trust, Chainlink

1:1 원화 페깅은 어떻게 유지되나요?

초기에는 USDC와 FraxUSD로 준비금을 구성했습니다. 제가 합류한 이후 다각화를 추진했는데, 현재 이더퓨즈(EtherFuse)와 신한을 통한 토큰화 한국 국채 매입, 홍콩 퍼스트디지털트러스트(First Digital Trust)를 통한 유로클리어 경유 국채 취득, 머니마켓펀드 토큰화를 추진 중인 국내 대형 증권사와의 협약(곧 발표 예정)이 준비됐습니다. 여기에 Chainlink의 Proof of Reserve 서비스도 곧 연동됩니다. 모든 데이터는 당사 웹사이트 투명성 섹션과 코인게코, 코인마켓캡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 강점은 무엇인가요?

KRWQ는 Frax 기술을 포크해서 만들었습니다. Frax는 블랙록, 스트라이프, Securitize와 파트너십을 맺은 검증된 프로토콜입니다. 또한 레이어제로 통합으로 150개 이상의 체인으로 컨트랙트를 이식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이더리움과 Base에서 운영 중이고, 초기에 Aerodrome을 통해 DeFi 생태계에 진입했습니다.

한국 규제와 국내 시장 진입 전략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규제가 명확해지면 신청을 검토할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다만 한국이 홍콩처럼 자본과 관계망만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은행이나 카카오, 네이버 같은 대형 핀테크에 우선권이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한국은 올여름 원화 24시간 거래를 허용하고, 역외 거래 규제 완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는 원화 NDF 시장이 세계 최대로 성장한 배경인 자본 규제를 점진적으로 풀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기업 TRM Labs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전략 총괄 앙젤라 앙은 "오프쇼어 스테이블코인은 의미 있는 수요가 발생할 경우 규제 당국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오프쇼어 발행은 NDF 시장 같은 역외 유스케이스를 겨냥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며,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규제 없는 지금 시점에 오프쇼어에서 최대한 투명성을 쌓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규제 당국과 만나는 날이 오면, "저희가 오프쇼어에서 이런 데이터와 투명성을 이미 축적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없으면 규제 승인을 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KSD-1 같은 플레이어는 온쇼어에서 법률적 기반과 인맥을 잘 갖추고 있지만, 오프쇼어 시장에는 접근이 없습니다. 그 공백을 우리가 채우겠다는 것입니다.

"원화의 글로벌 트레이딩 매력, 규제로 막을 게 아니라 기회로 봐야"

한국 독자와 업계 종사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 자본과 스마트머니의 관심이 매우 큽니다. KOSPI든 크립토 거래소든, 한국의 왕성한 리테일 거래 활동을 위험 요소로만 볼 게 아니라 좋은 투자자들을 끌어당기는 자석으로도 바라봐야 합니다.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만이 아니라, 이 잠재력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규제 당국에 대해서도 항상 신중합니다. 크러스트유니버스 시절 경험에서 배웠어요. 우리는 투기를 더 부추기려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 투기 흐름을 온체인으로 가시화해서, 누가 어떤 포지션을 왜 취하는지 데이터로 보이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게 규제 당국에도, 시장 참여자에게도 훨씬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올해 로드맵: PERP 런칭 → 인도 루피 → 브라질 헤알

KRWQ는 이달 EDXM에서 원화 무기한선물 출시를 시작으로 기관 고객 확장에 집중한다. 하반기에는 인도 루피 기반 스테이블코인(INRQ), 이후 브라질 헤알 순으로 신흥국 통화 NDF 시장을 순차 공략할 계획이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대형 L1 재단과의 파트너십 발표가 임박했으며, FraxUSD 및 IQ와 연계한 DeFi 유동성 풀 인센티브 프로그램도 병행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