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시장이 단기 조정을 거쳤음에도 중장기 상승 여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기관 자금 유입 재개, 온체인 지표 정상화 흐름을 근거로 비트코인 12개월 목표가를 14만3000달러로 제시했다. 다만 이란 전쟁발 유가 급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 통화완화 속도 둔화가 단기 변수로 작용하면서 상승 경로는 이전보다 완만해졌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분기 전망 이후 약 27% 하락해 4월 초 평균 7만5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가격 조정 폭은 컸지만 거시 환경의 방향 자체는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글로벌 M2는 2026년 2월 기준 134조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시중 유동성은 늘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밀렸는데, 타이거리서치는 그 배경으로 유동성의 ‘출처’와 ‘전달 경로’를 지목했다.
지난 1년간 중국, 미국, 유로존, 일본 등 4대 경제권의 M2 증가분 가운데 63.6%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1분기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 완화 기조를 공식화한 영향이다. 반면 미국의 기여도는 10%에 그쳤다. 문제는 중국발 유동성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직접 연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 본토의 거래 규제는 여전히 강하고, 홍콩·싱가포르를 통한 우회 경로 역시 기관 중심으로만 부분 작동하고 있다. 유동성 총량은 늘었지만 비트코인(BTC)으로 유입될 수 있는 비중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단기적으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불거지며 브렌트유는 3월 중순 배럴당 118달러까지 상승했고, 두바이유는 166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미국 물가를 자극했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2.4%에서 3.3%로 뛰며 2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여파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지는 좁아졌고, 3월 점도표에서는 2026년 인하 전망 횟수도 축소됐다.
다만 완화 기조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 4월 중순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 개방되며 유가는 다시 90달러선까지 내려왔고, 근원 CPI도 2.6% 수준에서 안정 흐름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연준의 완화 ‘방향’보다 ‘속도’가 문제라고 보고 있다. 보고서는 차기 연준 지도부의 정책 성향까지 감안할 때 유동성 완화 편향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기관 자금 흐름도 반전 조짐을 보였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장기간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3월을 기점으로 월간 순유입으로 돌아섰고, 4월 중순에는 연간 누적 기준도 플러스로 전환됐다. 총 운용자산은 965억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상장사 매집도 이어졌다. 스트래티지는 4월 13일부터 19일까지 단 일주일 동안 3만4164 BTC를 25억4000만달러에 매수하며 총 보유량을 81만5061 BTC까지 늘렸다. 다만 매수 주체가 일부 대형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시장 폭 확장의 한계로 지적된다.
온체인 지표는 ‘공포’ 구간에서 벗어나 ‘균형 초입’으로 이동하고 있다. MVRV-Z, NUPL, aSOPR 등 핵심 지표는 1분기 저평가 국면을 지나 회복 초기 단계로 진입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 구간은 폭발적 반등보다 위험 대비 보상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구간으로 해석된다. 특히 단기 보유자의 평균 매수가가 완만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고점 추격 매수보다 낮은 가격대에서 신규 수요가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격 구간별로는 5만4000달러가 핵심 하단으로 제시됐다. 이 수준은 네트워크 전체 평균 매수가에 해당해, 이탈 시 시장 전반이 미실현 손실 구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가장 중요한 상단 저항은 7만8000달러다. 이 가격은 장기 보유자의 평균 진입가와 맞물린다. 현재 비트코인(BTC) 가격이 이 레벨을 약 13% 밑돌고 있는 만큼, 단기 추세 전환의 1차 확인선은 7만8000달러 돌파 여부라는 설명이다.
펀더멘털은 외형상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 확장은 제한적이었다. 4월 상반기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일평균 트랜잭션은 56만4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9%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활성 주소 수는 42만8000개로 전년 대비 13.2% 감소했다. 거래당 평균 전송 규모 역시 전 분기 1.80 BTC에서 1.19 BTC로 34.1% 줄었다. 거래 횟수는 늘었지만 참여자는 줄고 이동 가치도 축소된 셈이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네트워크의 실질적 경제 활동 확대보다 거래소 입금 같은 기계적 이동 비중이 커진 결과로 해석했다.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 이른바 ‘BTCFi’에 대한 기대도 이전보다 낮아졌다. 연초 기대를 모았던 비트코인 레이어2와 관련 프로토콜의 총예치자산(TVL)은 2분기 들어 축소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L2 TVL이 연초 대비 74% 감소했고, BTCFi 전체 TVL도 10% 줄어 전체 BTC 공급량의 0.46% 수준인 9만1332 BTC에 그쳤다고 짚었다. 개별 프로젝트 성장과 별개로 생태계 전반의 확장 동력은 약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요소를 종합해 타이거리서치(Tiger Research)는 2분기 매크로 보정계수를 +20%, 펀더멘털 보정계수를 -10%로 조정했다. 이를 TVM 방법론에 적용한 결과 2026년 4월 초 평균 가격 기준 비트코인의 중립 기준가는 13만2500달러, 12개월 목표가는 14만3000달러로 산출됐다. 절대 목표가는 1분기 전망치 18만5500달러보다 낮아졌지만, 현재 가격이 더 크게 조정된 탓에 현 시점 기준 상승 여력은 오히려 2배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결국 향후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비트코인(BTC)이 7만8000달러 저항선을 돌파할 수 있는지, 둘째, ETF를 중심으로 한 기관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지, 셋째, 지정학 리스크 완화 이후 연준이 다시 완화적 스탠스를 강화하는지 여부다. 보고서는 이 세 조건이 맞물린다면 14만3000달러는 충분히 도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매크로’의 우호 기조가 유지되고 ‘비트코인’ 온체인 구조가 추가로 개선된다면, 최근 조정은 약세장의 시작보다 재평가를 위한 숨 고르기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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