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EN KOREA] 국내 상장 코인 637개에 투자자로 연락했다…응답은 8%, 140곳은 이메일조차 없었다

| 탐사보도팀

토큰포스트는 2017년 창간 이래 9년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탄생과 소멸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미디어로서,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하나의 패턴을 목격했다. 상폐 공지가 뜨기 전까지 재단이 이미 사라진 곳, 공식 채널은 살아 있지만 수개월째 업데이트가 없는 곳, 이름도 얼굴도 없는 팀이 수백억 원의 시가총액을 달고 거래소 목록에 올라 있는 곳 — 투자자는 언제나 마지막에 안다는 것이다. TOKEN KOREA WATCH는 제도가 투자자를 보호하기 전까지 미디어가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판단에서 시작했다. 거창한 선언이 아니다. 코인을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질문 — "이 프로젝트, 지금도 살아 있나요?" — 을 우리가 대신 던지는 것이다. [편집자주]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가상자산 프로젝트 637개 중 상당수가 사실상 투자자와의 소통 창구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큰포스트가 업계 채널이나 취재 루트를 배제하고 일반 투자자의 눈높이에서 직접 접촉을 시도한 결과다.

이는 단순한 홍보 부재가 아니다. 투자자 보호의 공백이다.

■ 637개, 직접 두드렸다

업비트(254개), 빗썸(453개), 코인원(387개), 코빗(198개), 고팍스(132개). 중복을 제거한 국내 원화 상장 가상자산은 총 637개 프로젝트다. 이 중 5개 거래소 전체에 상장된 종목은 고작 32개다. 나머지 605개 프로젝트는 특정 거래소에서만 투자자와 만난다.

토큰포스트 탐사보도팀은 4월 21일부터 5월 4일까지 이 637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일반 투자자 접근성 테스트'를 직접 수행했다. 거래소나 업계 채널을 통한 공식 취재 루트는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코인을 산 평범한 개인이 자신의 돈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려 할 때 실제로 가능한지를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각 프로젝트의 공식 웹사이트, 공개 소셜 채널, 이메일 주소를 직접 찾아 접촉을 시도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메일 주소조차 없다는 것은 단순한 홍보 부재가 아니다. 코인을 보유한 투자자가 공개된 경로로는 해당 프로젝트에 질문 한 통조차 보낼 수 없다는 의미다. 업계 인맥이나 거래소를 통하지 않는 한, 일반인에게 이 140곳은 사실상 블랙박스다.

637개 중 연락 가능한 창구가 있고, 그 창구가 살아 있으며, 답장까지 돌아온 곳은 전체의 8%다. 투자자 1,113만 명의 자산이 올라타 있는 시장에서 약 92%의 프로젝트는 사실상 침묵 상태다.

한국 투자자들의 돈이 묶여 있는 곳의 운영진과 연락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 전 세계 거래량의 30%, 그런데 투자자는 무엇을 알고 있나

이 침묵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사소한 시장이 아니다.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카이코(Kaiko)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주간 거래량은 260억 달러(약 38조 원)로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일본의 월 거래량이 200억~30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문제는 그 거래의 구성이다. 같은 리포트에서 카이코는 국내 개인 투자자의 알트코인 비율이 85%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9%, 이더리움은 6%에 불과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알트코인에 베팅하는 시장이 한국이다.

그리고 그 알트코인의 약 40%가 현재 사상 최저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 수치는 2022년 FTX 파산 직후의 37.8%를 넘어선 것이다. 역대 최악의 알트코인 침체기와 맞먹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자신이 보유한 코인의 재단에 연락조차 할 수 없다.

■ 시장은 이미 꺼져가고 있다

거래 지표는 구조적 냉각을 보여준다. 4월 한 달간 국내 원화거래소 총 거래대금은 약 81조 원으로 2023년 9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비트의 월간 거래대금은 2월 약 78조 원에서 4월 약 50조 원으로 석 달 만에 36% 급감했다. 빗썸도 같은 기간 약 34조 원에서 약 23조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정보분석원·금융감독원 실태조사는 이 흐름의 구조적 배경을 수치로 확인해준다. 2025년 하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2조 원으로 반년 만에 8%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규모는 5.4조 원으로 15% 줄었고, 거래소 영업손익은 38% 급감한 3,807억 원에 그쳤다. 가격 변동성(MDD)은 73%로 같은 기간 코스피(28.3%)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투자자 계정 수는 1,113만 개로 오히려 3% 늘었다. 떠나지도, 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쌓이고 있다. 이들 중 74%는 보유자산이 100만 원 미만이다. 시장에서 빠져나올 수도, 판단할 근거를 얻을 수도 없는 소액 개인들이 대다수다.

상폐는 급증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원화마켓 거래 중단 건수는 54건으로 전기 대비 50% 폭증했다. 상폐 사유 1위는 '프로젝트 위험'(59%)이다. 사업 지속성에 문제가 생겼거나 재단과의 연락이 끊겼다는 의미다. 연락이 닿지 않는 곳들이 결국 상폐로 귀결되는 경로가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거래 정지·상폐 예정 27곳은 그 예고편일 수 있다.

■ 공시 의무화 이전, 지금 이 순간의 실태

금융당국은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논의에서 발행인에게 증권신고서에 준하는 공시 의무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제도가 갖춰지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 지금 이 순간 637개 프로젝트 중 92%는 투자자 질의에 답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경고음은 이미 구체적이다. 4월에만 DeFi 리스테이킹 프로토콜 켈프다오(KelpDAO)가 약 2억 9,200만 달러 피해를 입었고, 드리프트 프로토콜(Drift Protocol)도 2억 8,500만 달러를 잃었다. 북한 라자루스 그룹이 18일 사이 두 건의 공격으로 탈취한 금액만 5억 7,700만 달러다. 레이브다오(RaveDAO)의 RAVE 토큰은 4,500% 급등 뒤 24시간 만에 95% 폭락했고, 온체인 분석가 잭엑스비티(ZachXBT)는 가격 급등 직전 개발자 지갑에서 대규모 물량이 거래소로 이동한 정황을 공개하며 내부자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프로젝트 재단은 이메일 주소도 없는 곳이 140개가 넘는다. 투자자는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 토큰포스트는 계속 두드릴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는 기자가 아니라 투자자의 눈높이로 접근했다. 취재 특권도, 업계 네트워크도 사용하지 않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으로만 두드렸고, 그 결과가 8%다.

응답한 51개 프로젝트의 인터뷰 기사는 오늘부터 순차 송출된다. 이들은 적어도 질문에 답했다. 그것 자체가 투자자에게 의미 있는 신호다.

응답하지 않은 프로젝트, 거래 정지 예정인 27개 프로젝트, 연락처조차 없는 140여 곳 — 이들도 우리의 취재 대상으로 남는다. 무응답 자체가 기록이고, 그 기록은 투자자 판단의 근거가 된다.

토큰포스트는 이번 조사 결과를 감독 기관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한국 시장이 전 세계 거래량의 30%를 차지하는 만큼, 그 시장을 채우고 있는 프로젝트들의 실태도 같은 무게로 다뤄져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하는 나라의 투자자들이, 자신이 산 코인의 팀에게 연락하지 못한다. 이것이 2026년 5월 5일, 어린이날,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현실이다.

답장이 없는 곳들, 우리가 계속 기록할 것이다.


Token Korea Watch 시리즈는 매주 업데이트됩니다. 캠페인 참여 및 문의: https://www.tokenpost.kr/about/report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