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뛰는데 알트코인은 왜 멈췄나…알레아 리서치, ‘AI 편중 장세’ 속 선별 투자 강조

| 이도현 기자

주식시장이 다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지만 소비자 저축은 빠르게 얇아지고 장기 금리는 5% 문턱을 재차 시험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체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증시의 강세가 AI 자본 지출이라는 좁은 성장 축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런 환경에서 암호화폐 시장 역시 무차별적인 상승보다 ‘유동성’과 ‘가치 누적’, 실질적 촉매가 있는 자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분석은 주식, 국채, AI 인프라, 암호화폐를 하나의 연결된 흐름으로 본 것이 특징이다. 누가 봐도 표면적으로는 위험선호가 살아 있는 장세다. S&P500과 나스닥은 유가 부담 완화와 AI·실적 기대를 바탕으로 다시 신고점 구간을 시도하고 있고, 아시아 증시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BTC) 역시 ETF 자금 유입과 거시 환경 개선에 힘입어 8만~8만2000달러 부근에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다만 보고서는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호황’이 매우 협소하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실제 미국 개인 저축률은 3.6%로 2022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소비자의 완충 장치가 약해지고 있는데도 자산 가격은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다시 5%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 2년간 위험자산의 상승세를 여러 차례 제약했던 구간이다. 장기 금리가 5%를 넘어 안착하면 모기지, 기업 대출, 정부 조달 비용이 함께 뛰고, 주식 대비 채권의 상대 매력도도 높아진다. 알레아 리서치는 과거 2023년 말과 2025년 초에도 유사한 장면에서 S&P500이 꺾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핵심은 지금의 미국 성장 스토리가 AI 자본 지출에 지나치게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에 따르면 AI는 더 이상 기술 섹터 내부의 유행어가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의 성장 서사를 떠받치는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추정치를 인용하면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주요 빅테크의 2026년 자본 지출은 약 8050억달러, 2027년에는 1조1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2026년 지출 규모만 놓고 봐도 비기술 S&P500 기업 전체 자본 지출과 맞먹는다.

이 자금은 단순히 데이터센터 몇 곳을 짓는 수준이 아니다. 반도체, 메모리, 서버, 광섬유, 냉각 장비, 전력 공급, 유틸리티, 데이터센터 리츠, 사모신용까지 연쇄적으로 매출과 수요를 발생시킨다. 그래서 AI 자본 지출 1달러는 다른 산업 누군가의 매출 1달러가 된다. 동시에 문제도 분명하다. 미국 전체 성장 기대가 소수 초대형 기업의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에 과도하게 집중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를 ‘AI 트레이드’의 구조적 결함으로 규정했다.

이 점은 최근 반도체 랠리에서도 드러난다. 시장의 투기적 에너지가 과거라면 암호화폐로 먼저 향했겠지만, 최근에는 희소한 컴퓨팅과 메모리, 스토리지 관련 주식이 그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했다. SK하이닉스, AMD, 인텔 등은 실적과 AI 수요 기대를 바탕으로 강한 재평가를 받았고, AI 인프라 관련 종목은 거시 성장과 산업 정책, 공급망 재편 수혜까지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 시장이 돈을 지불하는 대상은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AI 인프라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시장은 어디에 서 있을까. 보고서는 비트코인(BTC)이 여전히 암호화폐 위험선호의 기준점이라고 봤다. BTC는 구조적 매수세와 ETF 흐름 덕분에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알트코인은 보다 엄격한 검증을 받고 있다. 시장이 모든 토큰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국면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더리움(ETH)은 ETF 흐름과 상호운용성 개선 기대 속에 점진적 회복 흐름을 보였고, 솔라나(SOL)는 웨스턴 유니온의 USDPT 출시와 알펜글로우 기반 저지연 결제 기대를 재료로 주목받았다.

반면 개별 프로젝트별로는 성격이 더 뚜렷하게 갈렸다. 하이퍼리퀴드(HYPE)는 포인트 투기와 생태계 확장성이 더해지며 높은 관심을 받았고, 지캐시(ZEC)는 프라이버시 내러티브와 보상 구조 개편을 바탕으로 강하게 반등했다. 톤(TON)은 텔레그램과의 연결성 강화라는 분명한 유통 스토리를 얻으면서 급등세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도 결국 제한된 소수의 ‘고립된 승자’에 가깝다. 대다수 알트코인은 아직도 유동성 부족, 현금흐름 부재, 희석 리스크, 언락 부담 등 기존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

특히 실물자산 토큰화(RWA) 분야는 헤드라인이 많지만, 그 혜택이 곧바로 토큰 보유자에게 돌아가느냐는 별개 문제로 남아 있다. 온도(ONDO), 센트리퓨지(CFG), 모나드(MON) 등은 기관 협업과 유통 확대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지만, 토큰 자체의 현금흐름 경로는 아직 제한적이다. 보고서가 ‘RWA 헤드라인은 기업에 먼저 쌓이고, 토큰 보유자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디핀(DePIN)과 스토리지 계열 역시 같은 잣대로 평가됐다. 파일코인(FIL), 아위브(AR), 아카시 네트워크(AKT)는 AI 인프라 서사의 바깥쪽 수혜 자산으로 분류되며 단기 베타를 받았지만, 지속 가능한 수요가 실제로 정착했는지는 더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AI와 연결된다는 이유만으로 장기 가치가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시장은 점점 더 ‘AI 베타’와 ‘실제 수익화’를 구분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에이브(AAVE), 모르포, 펜들(PENDLE) 등 디파이(DeFi)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한층 현실적이다. 에이브는 바이백 중단과 법적 리스크 이슈로 기계적 매수 기반이 약화됐고, 모르포는 기관 신용 시장으로 확장할 잠재력을 얻었지만 아직은 명확한 현금흐름 자산으로 보기 어렵다. 펜들은 바이백 구조와 수익률 거래 지배력을 바탕으로 재평가 가능성이 남아 있으나, 시장이 즉각적으로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단계는 아니다. 다시 말해 디파이 역시 이제는 ‘내러티브’만으로는 부족하고, 가치가 어떻게 토큰으로 누적되는지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보고서는 이 같은 시장 환경을 두고 명확한 투자 플레이북을 제시했다. 첫째, 주식의 추세는 존중하되 30년물 국채 5%라는 경고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둘째, 미국 성장의 중심축이 된 AI 자본 지출은 당분간 가장 강한 순풍이지만,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셋째,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가치 누적’ 경로가 분명하며, 가격을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촉매가 있는 자산에만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위험자산 강세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강세의 폭이 매우 좁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식은 신고점을 향하지만 소비자는 약해지고, AI는 성장 엔진이지만 엔진 자체가 소수 기업에 집중돼 있으며, 암호화폐는 여전히 선택적 장세다. 알레아 리서치(Alea research)는 장기 금리가 시장의 낙관론에 제동을 걸기 전까지는 겉보기에 우호적 환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지만, 암호화폐 투자에서는 무차별 베타보다 선별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결론 내렸다. 지금 시장은 모두가 함께 오르는 장이 아니라, 실적과 구조, 그리고 현금흐름을 입증한 소수만 살아남는 국면에 더 가깝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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