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바이오기업 젠맙이 2026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와 유럽혈액학회(EHA) 2026 콩그레스에서 자사 항암 포트폴리오 전반의 주요 연구 성과를 잇달아 공개했다. 핵심은 혈액암 치료제 ‘엡코리타맙’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과 병용요법 경쟁력, 그리고 난소암 후보물질과 인공지능(AI) 기반 연구개발 강화다.
이번 공개 자료에서 가장 주목받은 축은 비호지킨 림프종 계열 혈액암 치료제 ‘엡코리타맙’이다. 젠맙은 고령의 신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에서 엡코리타맙 단독요법과 엡코리타맙 기반 병용요법이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고령 환자는 일반적으로 강도 높은 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반응률과 안전성의 균형이 특히 중요하다.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 림프종(FL) 분야에서도 엡코리타맙의 확장성이 확인됐다. 젠맙은 EPCORE FL-1 하위군 분석에서 리툭시맙과 레날리도마이드(R²) 병용요법이 환자군 전반에 걸쳐 일관된 효능과 안전성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개된 3상 핵심 데이터에서는 엡킨리(EPKINLY, 엡코리타맙-bysp)와 R² 병용요법이 재발성·불응성 여포성 림프종 환자에게 임상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재발·불응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EPCORE DLBCL-1 시험의 톱라인 결과도 공개됐다. 젠맙은 이 시험을 통해 엡코리타맙의 후속 치료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와 세부 비교 결과는 향후 정식 학회 발표나 논문을 통해 시장이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젠맙은 리히터 전환(RT) 환자를 겨냥한 초기 임상 데이터도 내놨다. 1b/2상 EPCORE CLL-1 결과에 따르면 엡코리타맙은 단독요법은 물론 병용요법에서도 가능성을 보였다. 리히터 전환은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이 더욱 공격적인 림프종으로 바뀌는 고위험 질환인 만큼, 새로운 치료 선택지에 대한 기대가 큰 영역이다.
고형암 분야에서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리나타바트 세수테칸(Rina-S)’과 베바시주맙 병용의 안전성과 내약성 데이터가 발표됐다. 효능보다 안전성 검증에 초점을 둔 초기 단계 결과지만, 젠맙이 혈액암 중심 기업에서 고형암으로 연구 저변을 넓히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젠맙은 연구개발 체계 자체도 손질하고 있다. 회사는 포트폴리오 우선순위 조정 업데이트를 통해 자원 배분 효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동시에 AI 기업 앤스로픽과 협력해 ‘에이전트형 인공지능’을 연구개발에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후보물질 탐색, 임상 설계, 데이터 해석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기업 전략 측면에서는 메루스 N.V.의 발행 보통주에 대한 공개매수를 마무리하고 후속 매수 기간에 들어갔다고도 발표했다. 이는 단순 파이프라인 발표를 넘어, 젠맙이 기술과 자산, 플랫폼을 함께 확보하는 방향으로 외형을 넓히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젠맙의 이번 발표는 단일 신약 성과를 넘어선다. ‘엡코리타맙’을 앞세운 혈액암 확장 전략, 난소암 등 고형암 진출, AI 활용, 자산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향후 시장의 관심은 각 임상 결과의 구체적 수치와 규제 당국 협의, 실제 상업화 속도로 옮겨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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