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7%·이더리움 41% 급락…카이코 리서치, 상반기 디지털 자산 ‘유동성 취약’ 경고

| 이도현 기자

2026년 상반기 디지털 자산 시장은 긴축 통화정책 기대와 암호화폐 고유 악재가 겹치며 전반적인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의 토마스 프로브스트(Thomas Probst)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등 주요 자산이 연초 이후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고, 충격 국면마다 변동성과 유동성 취약성이 동시에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상반기 시장을 흔든 두 차례 충격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 이후 비트코인(BTC)은 27% 하락했고, 이더리움(ETH)과 리플(XRP)은 각각 약 41%, 솔라나(SOL)는 39% 내렸다. 상반기 약세장을 규정한 첫 번째 변수는 1월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둘러싼 긴축 기대 강화였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가 지명되면서 시장은 더 제약적인 정책 경로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제롬 파월 의장이 상반기 내내 기준금리를 3.75%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이어가자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이 커졌다.

두 번째 충격은 6월 초 발생했다. 대형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BTC) 매각을 발표하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기관 수요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대규모 보유 주체의 매도 신호는 단순한 수급 변화 이상으로 받아들여졌고, 주요 암호화폐는 연중 저점 부근까지 밀렸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이런 흐름이 거시 변수와 개별 자산 촉매가 동시에 시장을 압박한 전형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높은 변동성과 디레버리징이 동반

변동성 지표는 스트레스 강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2월과 3월 사이 솔라나(SOL), 리플(XRP), 이더리움(ETH)의 연율화 변동성은 75%에서 85%에 근접했고, 5월 말까지 다소 완화된 뒤 6월 충격 이후 다시 반등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방향성 확신보다 방어적 대응에 집중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2월 충격 이후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은 비트코인(BTC) 기준 약 90억달러에서 50억달러 수준으로, 이더리움(ETH)은 약 70억달러에서 40억달러 아래로 급감했다. 봄철 일부 회복세가 나타났지만 6월 들어 다시 줄었고, 7월 시점에는 비트코인(BTC) 약 60억달러, 이더리움(ETH) 약 4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시장 전반에서 ‘레버리지 축소’와 익스포저 감축이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코멘트" 디지털 자산 시장이 단기 반등보다 위험관리 국면에 더 가까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거래량은 급증했지만 시장 깊이는 얕아졌다

유동성 지표는 더 복합적인 신호를 보냈다. 시장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거래량은 빠르게 늘었지만, 이는 매수 확산보다 매도 대응 성격이 짙었다. 비트코인(BTC)의 일일 거래량은 2월 말 500억달러에 근접했고, 6월 초 스트래티지 관련 발표 전후에도 약 270억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거래량 급증은 활황의 신호가 아니라 포지션 조정과 손절 매물이 몰린 결과에 가까웠다.

반면 평균 1% 시장 깊이는 악화됐다. 비트코인(BTC)은 대체로 400만달러에서 600만달러 사이, 이더리움(ETH)은 300만달러 안팎의 깊이를 유지했지만 2월에 뚜렷한 위축이 나타났고, 봄철 일부 회복 뒤 6월 다시 감소했다. 주요 자산이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유지했음에도, 유동성 자체는 거시경제 변수와 암호화폐 고유 충격에 계속 흔들렸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의 분석은 거래량과 시장 깊이가 반대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스트레스 장세였음을 시사한다.

전통 자산 대비 비트코인 상대적 부진

상반기 성과를 다른 자산군과 비교하면 비트코인(BTC)의 상대적 약세는 더 분명해진다. 연초 이후 비트코인(BTC)은 약 27% 하락한 반면, 미국 S&P500지수(SPX)는 약 10%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봄철 고점에서 일부 되돌림이 있었지만 여전히 25~30% 상승 구간을 유지했다. 금 또한 비트코인보다 나은 방어력을 보였다. 이는 2026년 상반기 시장이 동일한 거시 변수 아래에서도 자산군별로 전혀 다른 가격 반응을 보였다는 뜻이다.

특히 중동 분쟁은 에너지 시장에는 직접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지만, 디지털 자산에는 제한적 영향만 남겼다. 오히려 암호화폐 시장은 통화정책과 대형 보유자 매각 같은 내부 촉매에 더 크게 반응했다. 비트코인(BTC)과 S&P500지수의 상관관계도 봄철에는 0.6 수준까지 올랐지만, 6월 스트레스 국면 이후 약 0.15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0.4 안팎으로 회복했다. 이는 비트코인(BTC)이 위험자산 성격을 공유하면서도, 특정 시기에는 독자적인 충격 구조를 보인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유동성 회복 여부

종합하면 2026년 상반기 디지털 자산 시장은 약세 수익률, 높은 변동성, 반복된 디레버리징, 취약한 유동성이 동시에 나타난 시기였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일부 회복력을 유지했지만, 시장 전반은 여전히 충격에 민감했고 리플(XRP)과 솔라나(SOL) 등 알트코인도 높은 변동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하반기 관건은 가격 반등 자체보다 유동성 복원과 위험 선호 회복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이코 리서치(Kaiko Research)’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이 여전히 촉매 의존도가 높고, 거시 환경과 개별 이벤트에 따라 구조적 취약성이 재차 노출될 수 있다고 짚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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