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에이전트 기반 코딩 도구가 빠르게 퍼지면서 기업들의 주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채용이 눈에 띄게 줄었고, 이는 단기적인 인건비 절감과 달리 장기적으로는 기술 인력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주니어급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은 챗지피티가 등장한 2022년 말 전후를 정점으로 지난해 7월까지 약 20% 감소했다. 스탠퍼드대 연구와 리눅스재단의 인재 계획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기업들이 인공지능이 코딩 업무를 상당 부분 대신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경력이 짧은 개발자부터 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다만 이런 판단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일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전기전자공학회, 아이트리플이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코드를 읽고 작성하는 시간은 하루 업무의 15% 수준에 그쳤다. 개발자들의 나머지 시간은 협업, 회의, 설계, 검증, 학습 같은 비코딩 업무에 쓰인다. 더구나 ‘2025 웹 개발 인공지능 현황’ 조사에서는 개발자 76%가 인공지능이 만든 코드의 절반 이상을 직접 손본다고 답했다. 인공지능이 초안을 만드는 데는 유용할 수 있어도, 정확성을 검토하고 오류를 찾아내며 실제 서비스에 맞게 통합하는 사람의 역할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주니어 채용 축소가 결국 시니어 인력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니어가 맡던 기초 검증, 유지보수 보조, 운영 지원 업무가 줄어들면 시니어 엔지니어는 시스템 유지와 운영 문제 처리에 더 많이 묶이게 되고, 새 소프트웨어 사업이나 제품 개발에 투입할 여력이 줄어든다. 엔지니어링 인텔리전스 기업 젤리피시의 ‘2025 엔지니어링 관리 현황’에 따르면 엔지니어링 관리자 46%는 이런 구조 때문에 앞으로 개발자 번아웃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신입 인력 유입이 막히면서 미래의 시니어 인력층도 얇아지고, 결국 희소해진 인재를 놓고 기업들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악순환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은행, 보험, 정부, 공공기관 등에서 오래 쓰인 코볼 개발자의 평균 연봉이 11만5천달러에 이르는 것도 공급 부족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해법으로 채용 중단이 아니라 역할 재설계를 제시한다. 반복적인 코딩은 인공지능이 맡더라도, 주니어 엔지니어는 테스트, 결과 검증, 제품 이해, 이해관계자 협업, 시스템 단위 문제 해결 같은 더 넓은 업무를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이 만든 결과물을 검토하고 통합하는 책임을 주니어에게 명확히 부여하면 시니어의 검토 부담도 덜 수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시제품 제작 비용을 크게 낮추고 있는 만큼, 주니어가 중심이 되는 소규모 팀이 빠르게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신사업 가능성을 검증하는 방식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인공지능을 이유로 주니어 역할을 축소한 기업은 자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재 파이프라인을 고갈시켜 혁신이 정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단순한 인력 대체 수단으로 볼지, 아니면 인재 육성 체계를 바꾸는 도구로 활용할지에 따라 크게 갈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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