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제 활동 이용자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면서, 시장 침체가 투자 참여와 자금 유입을 동시에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활동 이용자 비율은 19.5%로 집계됐다. 이는 고객 신원 확인(KYC·거래소가 이용자 본인을 확인하는 절차)을 마쳐 실제 거래가 가능한 전체 이용자 가운데 6월 한 달 동안 한 번이라도 매매나 교환,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등을 한 사람이 5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2025년 1월 말 35.7%까지 올라간 뒤 2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고, 올해 3월 말 19.5%, 4월 말 19.2%를 기록한 뒤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신규 이용자 유입도 사실상 둔화한 모습이다. 국내 5대 거래소에서 KYC를 거친 거래 가능 이용자 수는 올해 3월 말 1천156만3천661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6월 말에는 1천115만3천38명으로 줄었다. 석 달 사이 40만명 넘게 감소한 셈이다. 단순히 거래가 뜸해진 정도를 넘어, 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참여자보다 이탈하거나 쉬는 이용자가 더 많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변화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약세가 꼽힌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025년 10월 4조2천800억 달러, 우리 돈 약 6천149조원에서 지난달 말 2조1천800억 달러, 약 3천133조원으로 반 가까이 줄었다. 가격이 전반적으로 밀리고 거래도 감소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가상자산 총액 역시 2025년 1월 말 125조7천533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6조9천606억원으로 1년 6개월 만에 5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거래소 예치금도 10조6천561억원에서 5조2천200억원으로 줄어, 시장 안에 머무는 대기 자금까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업계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상자산에서 국내외 주식시장으로 옮겨간 점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큰 가격 변동성이 단기 차익을 노리는 자금을 끌어들였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주식에서도 빠른 가격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가상자산만의 매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알트코인 못지않은 변동성이 나타나면서 단기 차익 기회가 줄었고, 이 때문에 가상자산의 체감 매력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거래소는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과 신규 발행 코인의 가격 변동성에 기대는 구조가 강했는데, 이들 자산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내 거래소의 상품 구조가 단순하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해외 거래소는 개별 종목에 높은 레버리지를 적용한 무기한 선물이나 토큰화 상품 등으로 투자 수요를 분산시키고 있지만, 국내는 사실상 원화 기반 현물 거래에 서비스가 집중돼 있다. 시장이 오를 때는 이런 구조가 큰 제약이 아닐 수 있지만, 침체기에는 가격 상승 외의 수익 기회를 찾기 어려워 이용자 이탈이 빨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금 이동을 규제로만 막기보다, 일정한 규제 틀 안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체 상품을 넓히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시장 가격 회복 여부와 제도 개선 방향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국내 거래소의 경쟁력 역시 상품 다양화와 규제 체계 정비 속도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