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억 달러 청산 1년, 알트코인은 회복했나?…비트플래닛(Bitplanet), 지속적 현물 수요가 관건

| 이도현 기자

190억 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알트코인 시장의 회복은 여전히 종목별로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플래닛(Bitplanet) 리서치랩은 2026년 10월 28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주요 중앙화 거래소의 유동성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을 비교하며, 일부 자산의 가격 상승을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거래 여건 개선과 투자 수익률을 구분하고 실제 매수 수요의 지속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0월 10일 대중국 관세 이슈 등 악재가 겹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24시간 동안 약 190억 달러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후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메이저 자산을 중심으로 거래 여건이 개선됐지만, 알트코인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지는 않았다. 시장조성자가 거래와 위험 회피가 용이한 자산에 자본을 우선 배분하면서 회복 속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비트플래닛이 인용한 코인데스크 자료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1% 범위 내 호가 깊이는 올해 10월 7일 약 1,17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초 약 900만 달러보다 약 30% 증가한 규모다. 호가 깊이는 일정 가격 범위에 대기 중인 주문의 규모로, 매매 물량을 받아낼 여력을 보여준다. 반면 조사 대상 알트코인 묶음의 달러 기준 호가 깊이는 2025년 1월 1일 기록한 정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개별 자산 간 차이도 뚜렷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코인게코의 8개 중앙화 거래소 조사에서 솔라나(SOL)의 가격 2% 이내 호가 깊이는 한쪽 기준 약 2,800만 달러에서 약 2,000만 달러로 줄었다. 2026년 7월 6일부터 9월 3일까지의 집계치를 2025년 2분기와 비교하면 약 29% 감소한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리플(XRP)은 약 3,000만 달러를 유지했다. 다만 비트코인 역시 10월 7~8일 매도 압력이 유입되자 1% 범위 내 호가 깊이가 하루 만에 약 12% 감소했다. 평상시 주문이 풍부해도 급락 국면에서 유동성이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비트플래닛(Bitplanet)은 현물 ETF 자금 유입과 거래소 유동성의 차이에도 주목했다. 보고서에 제시된 소소밸류 인용 보도에 따르면 10월 9일 주간 기준 올해 누적 순유입액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4억 9,410만 달러, 솔라나가 8억 1,680만 달러, 리플이 6억 3,550만 달러였다. 두 알트코인 ETF의 합산 순유입액은 14억 5,230만 달러로 비트코인 상품의 약 2.9배에 달했다.

이 격차를 해석할 때는 상품의 운용 기간을 함께 봐야 한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2024년 1월 승인됐지만, 보고서에서 비교한 솔라나 상품 BSOL과 리플 상품 XRPC는 각각 2025년 10월과 11월 거래를 시작했다. 비교 대상의 출시 시점이 다르고, ETF를 통한 매수세가 거래소 호가창의 상시 대기 주문 증가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순유입 규모만으로 시장의 자금 흡수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격 성과도 자금 유입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보고서가 인용한 코인마켓캡 기반 비교 자료에서 10월 21일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은 이더리움이 마이너스 17.9%, 솔라나가 마이너스 15.8%, 리플이 마이너스 27.8%였다. 호가 깊이가 유지된 리플의 낙폭이 호가 깊이가 줄어든 솔라나보다 컸다. 이는 거래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사실만으로 높은 수익률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각 지표의 집계 시점과 표본이 달라 이러한 비교만으로 가격 격차의 원인이나 ETF 도입 효과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알트코인 회복을 판단할 핵심 조건으로는 ‘지속적인 현물 수요’가 제시됐다. 규제 환경 정비가 실질적인 유동성 확대로 이어지려면 거래소 상장과 시장조성자의 호가 공급이 뒤따라야 한다. 신규 토큰 공급을 소화할 매수세도 필요하다. 정책 기대나 일부 종목의 반등만으로 대규모 매도 물량을 받아낼 주문 기반이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비트플래닛(Bitplanet)은 알트코인의 구조적 회복을 확인할 관찰 기준으로 동일한 조사 대상과 집계 방식 아래 달러 기준 5% 호가 깊이와 현물 거래량이 두 분기 연속 함께 증가하는지를 제안했다. 현물 ETF 순유입이 여러 종목으로 확산되는지도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두 분기’는 보편적으로 확정된 기준이 아니라 보고서가 일시적 반등과 지속적 회복을 구분하기 위해 설정한 관찰 기간이다. 결국 알트코인 시장의 회복 여부는 가격 상승에 더해 유동성과 매수 수요가 얼마나 넓고 꾸준하게 확대되는지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다.

한편 비트플래닛은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하고 디지털자산 및 AI·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상장사로, 보고서의 주제 선정과 해석에 이해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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