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시설 정밀타격…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시장 '긴장'

| 김민준 기자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는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고 유가는 앞서 급등했던 흐름에서 일부 차익이 실현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지난 토요일 저녁(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내 핵시설 세 곳을 정밀 타격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으나, 시장은 이번 사태가 국제 원유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 셈이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란의 대응에 쏠리고 있다. 이란 의회는 세계 유조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실제적인 차단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는 심각한 교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극단적 조치는 이란 자국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과의 거래가 차단될 경우 이란 경제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가는 이날 큰 방향성 없이 보합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각각 약 0.4%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무력 충돌 직후 급등세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진정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길어질 경우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 정권 교체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단어는 아닐 수 있지만, 현재의 이란 체제가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없다면’, 왜 정권 교체가 없겠느냐”고 언급하며 강경 노선을 시사했다. 특히 ‘MIGA(MAKE IRAN GREAT AGAIN)’ 라는 표현을 사용해 대외 메시지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금융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우존스 지수 선물은 장전 거래에서 0.1% 상승했으며, 나스닥과 S&P500 선물도 각각 0.2% 가량 오름세를 보였다. 유럽 주요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소폭 하락했으나, 중국 기업 비중이 높은 홍콩 항셍지수는 0.7%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이번 미국의 군사 작전이 단기 변수에 그칠지 아니면 중장기 지정학 리스크로 점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시장은 일단 원자재 흐름에 심각한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베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앞으로 이란의 실제 해협 봉쇄 여부와 이에 대한 글로벌 사회의 대응 방향에 따라 금융시장의 방향성도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