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주요 해상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방어에 국제 협력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6일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항로를 확보하는 데 협력하지 않을 경우 “매우 나쁜 미래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중국 역시 이 문제 해결에 참여해야 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예정된 정상회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도 도와야 한다. 중국은 석유의 90%를 이 해협을 통해 들여온다”고 말하며 베이징의 입장을 사전에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일정과 관련해 “연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무역 휴전 합의의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 위한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3월 말 베이징 방문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국가들이 항로 안전 확보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해협의 수혜를 받는 국가들이 항로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관련된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각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한 바 있다. 그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 해상 항로를 보호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한 지원 형태에 대해 기뢰 제거선과 드론 및 해상 기뢰 대응 장비 등 군사 자산을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군에 대해 “우리는 그들을 매우 강하게 공격하고 있다”며 “그들에게 남은 것은 해협에서 약간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뿐이며 이 항로의 수혜국들은 이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약 2주 전 이란을 공격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좁은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 섬(Kharg Island)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필요할 경우 미국이 이란의 석유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5분 안에 그곳을 공격할 수 있고 그들은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대응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통화한 뒤 영국이 초기 요청에는 군사 지원을 주저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미국이 이미 이란 군사력을 상당 부분 약화시킨 이후에야 군함 파견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는 이번 발언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