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캐리비안(RCL), 아시아 공략·25억 달러 조달…크루즈 패권 경쟁 가속

| 김민준 기자

로열 캐리비안 그룹(Royal Caribbean Group, RCL)이 아시아와 유럽, 남미를 아우르는 대규모 상품 확대와 자금 조달, 이사회 인선까지 동시다발적 전략을 내놓으며 글로벌 크루즈 시장 주도권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항로와 콘텐츠 혁신, 재무 안정성 제고가 맞물리며 ‘성장 모멘텀’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시아 시장 공략 강화다. 로열 캐리비안(RCL)은 ‘퀀텀 오브 더 시즈’호를 2027년 10월부터 2028년 3월까지 싱가포르에 상시 배치하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홍콩, 일본을 잇는 3~10일 일정이 운영되며, 다양한 선내 액티비티와 식음, 엔터테인먼트 옵션이 결합된 ‘복합 휴양 경험’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크루즈 수요의 구조적 성장이 본격화된 만큼, 선제적 선박 배치가 점유율 확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경쟁력도 한층 강화된다. 로열 캐리비안은 2026년 8월부터 ‘레전드 오브 더 시즈’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다. 이는 해당 프랜차이즈의 첫 해상 진출로, 다양한 공연장과 가족형 프로그램, 아쿠아시어터, 아이스쇼 등을 결합한 ‘경험 중심 콘텐츠’ 전략의 일환이다. 크루즈를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닌 ‘목적지형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자회사 셀러브리티 크루즈 또한 상품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3월 공개된 ‘리버 크루즈 목적지 체험 프로그램’은 스토리텔러, 스킬마스터, 도시 핵심 체험, 셀러브리티 테이크오버 등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2027~2028년 일정에 적용되며, 프라하·부다페스트·암스테르담 체류 프로그램까지 확장된다. 회사 측은 “여행의 깊이를 좌우하는 것은 체험의 질”이라며 ‘몰입형 여행 수요’를 겨냥한 전략임을 강조했다.

탐험형 상품도 확대된다. 셀러브리티 크루즈(RCL)는 2028년 갈라파고스 원정 예약을 개시했으며, 100명 정원의 탐험 요트 ‘셀러브리티 플로라’를 통해 7~16일 일정의 50회 이상 항해를 운영한다. 스노클링, 카약, 자연학자 투어뿐 아니라 ‘Rewilding 갈라파고스’ 프로젝트를 통한 생태 복원 활동이 포함된다. 회사는 10만 그루 식수 목표를 제시하며 ESG 요소를 상품 경쟁력으로 끌어올렸다.

기존 선박 리뉴얼도 병행된다. ‘셀러브리티 솔스티스’는 객실 54개를 추가해 총 1,479개로 확장됐고, 신규 레스토랑과 공연장, 최상층 ‘선셋 파크’ 등이 도입됐다. 특히 110일간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남태평양, 알래스카를 연결하는 장기 항해 상품은 고가 고객층을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평가된다.

남미에서는 익스페디션 인프라 확충이 이뤄진다. 실버씨(Silversea, RCL)는 칠레 푸에르토 윌리엄스에 150객실 규모 호텔 ‘더 코모런트 앳 55 사우스’를 2026년 10월 개장한다. 해당 시설은 남극 플라이 크루즈 프로그램의 거점 역할을 하며, 전세기와 연계해 접근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하이킹, 카약 등 현지 체험을 결합한 ‘고부가 탐험 पर्यटन’의 핵심 허브로 활용된다.

재무 측면에서는 ‘유동성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로열 캐리비안 그룹은 총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 규모의 무담보 선순위 채권 발행을 완료했다. 2033년 만기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000억 원), 2038년 만기 12억 5,000만 달러로 구성되며, 조달 자금은 2026년 만기 부채 차환과 기존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JP모건, 모건스탠리, PNC 등이 주관사로 참여했다. 회사는 만기 구조를 장기화해 단기 차환 부담을 낮추고 재무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영진 보강도 이뤄졌다. 2026년 2월 크리스토퍼 J. 위어니키(Christopher J. Wiernicki)가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는 40년 이상 해양 설계와 디지털화, 사이버 보안, 청정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로, 글로벌 선급 협회 ABS를 14년간 이끈 바 있다. 업계에서는 그의 합류가 ‘친환경 선박’과 디지털 플랫폼 투자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코멘트 시장에서는 로열 캐리비안 그룹의 이번 행보를 단순한 노선 확대가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로 평가한다. 콘텐츠, 목적지, 인프라, 재무 구조까지 동시에 손봐 변동성 높은 여행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 재공략과 탐험형 여행 확대는 향후 수익성 개선의 핵심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